"환란 1년전 이미 위기 경고"
1999/01/25(월) 23:45
환란(換亂) 발생 1년여전에 이미 한국은행은 내부보고서를 통해 멕시코사태와 같은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재경부와 한국은행 지도부가 이를 무시한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또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97년 11월10일과 11일 홍재형(洪在馨)전경제부총리로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요청 필요성등을 전화보고받을 때까지 외환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당시 경제팀은 경제현실을 김전대통령에게 충분히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IMF환란조사 특위의 장성원(張誠源·국민회의)의원은 이날부터 시작된 증인신문에서 96년 8월 한은이 내부 보고한 「외화유출 가능성과 대응방안」문건을 제시하며 이 보고서를 수용하지 않은 이경식(李經植)전한은총재등의 직무유기여부를 추궁했다.
이에대해 이전총재는 증언에서 『97년 1·4분기에 근본적 외환대책을 세우지 못해 외환위기가 온 점을 시인한다』며 『외환위기를 처음 느낀 때는 한보사태이후인 97년 2월이었다』고 말했다. 이전총재는 또 『97년 11월13일 재경원과 한은,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회의를 갖고 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하기로 최종 결정, 강경식(姜慶植)부총리가 14일 김전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반면 정규영(鄭圭泳)전한국은행국제부장은 『97년 11월9일의 외환위기 대책회의에서 강경식부총리는 한은등이 IMF행을 주장하자 「내 재임중에 어떻게 가느냐, 창피해서 못하겠다」며 거부했다』고 증언했다.
홍재형전부총리도 증언에서 『97년 11월10일과 11일 김전대통령과 전화통화했을때 외환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같았다』며 『당시 경제팀의 보고가 강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해 경제팀이 외환위기 상황을 축소보고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진식(尹鎭植) 전청와대조세금융비서관은 『97년 11월12일까지도 김전대통령에게는 IMF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보고가 제대로 되지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영성기자 leeys@hankookilbo.co.kr 신효섭기자 hsshi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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