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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풀어본 환란피해] 영호남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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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풀어본 환란피해] 영호남 '비슷'

입력
1999.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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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풀어본 환란피해] 영호남 '비슷'

1999/01/25(월) 18:19

정치권 일각의 주장처럼 환란(換亂)의 타격은 영남지역에 집중됐을까. 지난 한해동안의 지역별 경제동향을 따져보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결론이다. 오히려 영호남지역의 대도시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아, 환란의 동병상련(同病相憐)을 앓고 있는 가 하면, 생산과 소비는 호남지역이 영남지역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반면 기업의 자금사정을 나타내는 어음부도율은 전반적으로 개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호남지역이 영남에 비해 개선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영호남은 환란의 피해면에서 총론은 엇비슷하고 각론에서 근소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영남은 실업피해 상대적 크고, 호남은 생산·소비 타격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의 평균실업률은 부산이 8.9%로 광주(7.9%)보다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중에는 부산 10.1%, 광주 8.8%로 실업률 격차가 연말로 갈수록 더 커졌다. 이는 광주지역의 경우 97년7월 터져나온 기아사태의 여파로 아시아자동차 광주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환란전후에 지역경제가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은 반면, 부산은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가동중단 등으로 최근들어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97년 평균실업률은 부산(3.9%)이 광주보다 0.9%포인트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실업률격차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생산과 소비는 호남지역의 피해가 더 심각하다. 98년1~11월중 산업생산은 광주의 경우 전년 같은기간보다 23.3%나 급감했고, 부산과 대구는 각각 마이너스 19.1%와 마이너스 21%로 생산타격이 광주보다는 덜했다.

실물경제동향을 나타내는 소비(98년1~11월)도 「예상외로」 광주와 전남이 16.8%와 15.2%나 줄어든 반면 부산과 대구는 플러스를 유지, 실질 구매력은 영남우위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음부도율은 영남이 높아 어음부도율은 영남지역이 호남보다 높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아시아자동차 해태 덕산 나산 거평 등 호남에 기반을 둔 업체들이 97년에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은 반면 영남지역업체는 98년들어 넘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산의 지난해 어음부도율이 1.29%로 광주(0.91%)가 훨씬 높았고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

하지만 부도업체수를 비교하면 의문을 풀 수 있다. 98년중 부도업체수는 부산과 광주가 각각 2,554개와 710개. 업체수로는 월등하게 부산이 많다. 그러나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P)이 광주의 3배에 이르고 광공업사업체수(서비스업제외)는 부산 8,965개, 광주 1,343개로 경제규모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입은 타격도 양측이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지켜본 영남과 호남의 경기침체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정권교체 1년만에 두 지역의 경제상황이 바뀌었다는 주장도 현실적으로 현실화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영기자

dy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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