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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윤현 감독 이번엔 스릴러에 접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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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윤현 감독 이번엔 스릴러에 접속한다

입력
1999.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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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윤현 감독 이번엔 스릴러에 접속한다

1999/01/25(월) 17:51

그때 그의 나이 서른. 97년 데뷔작 「접속」의 세련된 소재와 언어, 감수성은 80만(서울) 젊은이들을 사로 잡았다.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독립영화집단 장산곶매 출신 장윤현(32)의 첫 상업영화는 뜻밖에도 멜로드라마였다. 그렇다면 이전의 「오, 꿈의 나라」「파업전야」와는 결별인가.

그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자본주의, 희망의 21세기에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의사소통에 대한 의지」라고 했다. 『우리는 대부분의 상품을 쓰기 전에 댓가를 지불한다. 이런 방식은 인간관계에도 적용된다. 때문에 당분간 내 영화속의 고민은 그 오차를 줄이는 대화에 있다』. 장산곶매 시절의 영화가 대화의 통로를 닫은 기득권에 대한 반감의 외침이라면, 「접속」은 단절된 개인이 대화채널을 찾는 기쁨이라고 했다.

그러나 두번째 작품 「텔미섬씽」은 그 반대다. 의사소통이 단절된 인간의 고통과 부작용. 극대치를 표현하기 위해 그는 연쇄살인범을 선택했다. 「접속」촬영을 끝내자마자 생각했던 것이다. 정신과 의사와 강력계 형사들을 만나고 미해결된 토막살인사건들을 분석하면서 그는 아직은 가상에 불과하지만, 우리사회에서도 정신병적인 연쇄살인사건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접속」과 같은 주제지만 표현방식만은 달리 하고 싶었다』

분명 모험이다. 첫 발을 떼고 난 뒤 곧바로 다른 장르의 시도. 그러나 자신감을 보인다. 그는 『영화는 무의식의 매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는 얼마나 의식을 무의식화한 영상처럼 보여주는가에 있으며, 그의 관심과 취향 역시 영상속에 감춰진 현실에 관객들이 얼마나 젖어드느냐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에게 멜로와 스릴러의 차이란 없다. 섬세한 심리와 감성으로 「의사소통」이란 공통의 문제를 얘기하는데 분위기만 다를 뿐이다.

이대현기자 leed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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