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Health] "매일 맥주 2~3캔 심장병 예방"
1999/01/25(월) 18:22
◆ 간 전문가 이종수박사의 '술 다스리는 법'
- 주종 상관없이 알코올 30~50g 매일 섭취 사망률 낮춰
- 하루 80g 이상 마시면 간손상, 폭주하면 2~3일 금주를
「매일 소주 한 병을 마셔도 간에 해롭지 않다」 「장수하려면 적당량의 술을 매일 마셔라」 「적당한 술은 사망률을 크게 낮춰 준다」. 애주가라면 귀가 번쩍 뜨일 말이다. 간박사로 유명한 독일 본대의대 종신교수 이종수(李鍾守·70)씨의 주장이다.
그가 최근 건강을 해치지 않고 술마시는 방법을 소개한 「술 다스리는 법」(사회평론)을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다양한 임상시험결과를 제시하며 술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꼬집고 있다.
이씨는 69년 유럽 최초로 간이식수술에 성공했고, 75년부터 본대의대 이식외과장을 맡아 간 연구와 치료에 전념해온 세계적 간전문가이다.
이씨는 『술은 가장 맛있는 약이자 음식이다. 사람의 간은 뛰어난 재생력을 갖고 있다. 결코 술에 약한 장기가 아니다. 술을 애인처럼 생각하고 다루는 법을 알면 오히려 건강에 유익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술 다스리는 요령을 알아본다.
적정 음주량
정상인이 건강을 해치지 않는 최대 음주량은 알코올 80g. 소주 2홉들이 한 병, 청주 600㏄, 맥주 2,000㏄, 위스키 200㏄에 해당한다.
간의 크기와 관계없이 하루 80g의 알코올을 수년간 마셔도 간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게 세계적으로 공인된 학설이다. 고혈압환자는 하루 30g(소주 두 잔 이하)으로 제한해야 한다.
심장병을 예방하려면 30~50g의 알코올이 적당하다. 맥주 2~3캔, 소주 반 병, 청주 300~400㏄, 포도주 반 병 정도의 양이다. 다만 가끔 마실 때에는 효과가 없고 약처럼 30~50g을 꾸준히 마셔야 한다.
심장병 예방효과는 포도주뿐 아니라 소주 맥주등 종류와 관계없이 동일하다. 물론 소주 두 병을 거의 매일 10년 정도 마시면 간경화증이 된다.
U자형 커브 음주와 사망률의 관계는 U자형 곡선을 그린다. 미국 웨스턴대 다이어박사팀이 17년간 1,832명을 조사한 결과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매일 6잔 이상 마신 사람은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반면, 하루 1~5잔 마신 사람은 사망률이 낮았다.
매일 술을 두 잔 정도 마신 사람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심장병 발생률이 30% 정도 낮다는 보고도 있다. 적당한 음주는 장수에 도움이 된다. 애주가는 어느 술자리에서든 U자형 곡선을 상기하자.
술과 암발생
80g 이하의 알코올을 매일 마셔도 암 발생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이보다 많이 마시면 구강암 식도암 후두암의 발생률이 3~6배 높아진다. 술을 마실 때 담배를 피우거나 농도가 높은 술을 마셔도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캘리포니아대 롱네커박사팀은 여성이 매일 술 한 잔을 마시면 유방암 발생이 10%, 두 잔이면 20%, 세 잔이면 30% 증가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간을 보호하는 음주법
하루 마시는 알코올 양을 80g 이하로 제한한다. 간은 1시간에 평균 7~9g의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다. 80g 이하를 마시면 자는 동안 알코올이 몸에서 전부 없어진다.
하지만 심장병 예방을 고려한다면 하루 30~50g의 술을 매일 즐기는 게 좋다. 30~50g은 취기가 약간 올라 기분이 가장 좋은 상태이다. 부득이하게 폭주를 한 경우엔 2~3일 금주해야 한다. 술에 의해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같은 양이라도 낮에 마시면 덜 취하므로 과음하기 쉽다. 술은 저녁식사 때만 마시도록 하자. 과음하는 사람은 부부가 함께 음주달력을 만들어 주량을 체크하는 게 좋다.
술에 강하다고 간이 튼튼한 걸로 여기면 오산이다. 술에 약하든 강하든 간을 해치는 음주량의 한계는 동일하다.
/고재학 goindol@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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