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스캔들] 105년사 최대위기, 앞날은…
1999/01/25(월) 15:25
뇌물 스캔들로 105년 역사상 최대 위기를 맞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25일 IOC 집행위원회는 아구스킨 아로요(75·에콰도르)를 비롯해 장 클로드 강가(64·콩고) 압델 가디르(58·수단) 라미네 케이타(65·말리) 찰스 무코라(64·케냐) 서지오 산탄더(72·칠레)등 6명의 위원을 추가로 축출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이날 집행위를 앞두고 사임 의사를 밝힌 피르요 해그만(47·핀란드)과 이미 자진 사퇴한 바시르 아타라불시(61·리비아) 데이비드 시반드제(66·스위스)등 뇌물 스캔들로 IOC위원직을 내놓는 사람은 모두 9명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이번 비리 연루자중 IOC위원내 서열이 가장 높은 김운용(67)대한체육회장과 비탈리 스미르노프(63·러시아) 루이스 엔다이예(75·아이보리코스트)등 3명은 추가 조사 대상자로 포함돼 혐의를 벗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국제스포츠 관계자들은 IOC내의 권력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정의 칼 자루를 쥐고 있는 딕 파운드 위원을 중심으로 한 앵글로 색슨계(미국, 유럽새력) 위원들이 사마란치위원장을 중심으로 IOC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라틴계 위원들과 본격적인 세력 다툼을 시작했다는 것.
이미 앵글로 색슨계 위원들은 95년 사마란치 위원장을 축출하려고 시도했다가 당시 부위원장인 김운용위원을 비롯해 라틴계와 아프리카 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된바 있다. 더구나 이날 축출된 6명의 위원 전원이 아프리카와 라틴계 위원들이어서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사태로 사마란치계의 위원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마란치는 솔트레이크시티 부정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이러한 움직임을 알아채고 재빨리 손을 써 9명의 위원을 축출하는등 신속하게 대응했다.
그란 정작 자신은 위원장직을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며 3월17,18일 임시총회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사마란치가 재신임을 얻어 2001년 임기까지 위원장직을 유지하게 된다면 반대파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지역 IOC위원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럽과 북미지역 위원들에 대한 반감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결속을 다진다면 사마란치의 입지는 오히려 더욱 강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래준기자 raju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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