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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Focus] 조기영어교육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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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Focus] 조기영어교육 '반대'

입력
1999.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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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Focus] 조기영어교육 '반대'

1999/01/24(일) 19:23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문제는 가르치는 사람의 문제이다. 영어교사들의 상당수가 말로서의 영어, 의사소통수단으로서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미흡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영어의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4기능을 제대로 훈련받을 수 없는 것이다.

이 문제는 영어학습을 언제부터 시킬 것이냐의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일 뿐 아니라 그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2년간 실시된 초등영어교육은 학교교육현장에서 영어교사들이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영어의 제반기능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일단 접어둔 채, 단순히 학습개시연령을 과거보다 4년 앞당겼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영어교육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되기 어렵다.

물론 초등영어교육에서 글보다 말을 먼저 도입하고 의사소통을 장려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진일보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진일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영어교육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영어교실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 간에 말로서의 의사소통과 글로서의 의사소통이 명실상부하게 연습될 수 있도록 영어교사들의 영어구사력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전국각처에서 영어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초등교사들의 영어구사력이 과거 중등영어교사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할 수 있을만큼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초등영어교사들의 자질이 부실하여 제대로 된 영어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는 비단 영어교육만을 그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전반에 대단히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이 생각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초등영어교육을 받는 4년간의 시기는 영어 이외에도 우리의 국어를 습득하여야 하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제반 규범 및 질서의식 등을 확립하여야 하고, 무엇보다도 인격과 창의력을 함양하여야 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과중한 영어학습부담은 어린이들이 마땅히 연마하여야 할 다른 것들에 대한 노력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교육계는 만반의 대처를 하여야 한다. 더욱이 이러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영어교육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가적으로 너무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초등영어교육이 우리나라 영어교육문제의 근본적 해결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 먼저 대학들이 자격있는 영어교사들을 배출할 수 있게끔 대학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교사의 자질 문제가 상당히 해결되면 현재와 같이 3학년보다는 5학년 정도부터 초등영어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더욱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경희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韓學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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