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조기영어교육] 교사는 "성공" 학부모는 "글쎄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조기영어교육] 교사는 "성공" 학부모는 "글쎄요"

입력
1999.01.25 00:00
0 0

[조기영어교육] 교사는 "성공" 학부모는 "글쎄요"

1999/01/24(일) 19:26

초등학생 조기 영어교육이 도입 2년째를 맞고 있으나 교육효과에 대한 평가는 긍정과 부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학교교사들은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으나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불만이 적지않다.

특히 많은 교사들이 10세 전후에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 시기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창의적인 국어교육을 등한시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초등학교 영어전담인 K(49)교사는 『2년을 맞고 있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이 성공하고 있어 뿌듯하다』며 『학생들이 어린시절부터 영어를 쉽게 접하게 함으로써 영어에 대한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효과가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가르치던 학생들이 거리에서 외국인을 보고도 물러서지 않고 다가가서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을 볼때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도 처음에는 영어 수업을 불신하다가 일단 학교에 와서 보고 마음을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학생 대부분도 영어 수업이 평이하고 반복 위주로 진행돼 수업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영어를 배우게 돼 좋아한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설명이다.

J초등학교 영어전담 K(50)교사는『10세 전후의 어린 나이에 영어를 재미있게 배우도록 하는 것은 영어발음도 정확하게 되고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주당 2시간하는 영어 수업시간을 2000년부터 시행될 7차 교육과정에서 1시간으로 축소한 것은 조기 영어교육 효과가 줄이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영어를 전담하는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초등학교의 영어수업시간을 줄이기 보다는 오히려 영어수업시간을 늘려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부모나 학생들은 영어가 이미 현실적인 학교 교과목으로 등장했는데도 아직 수업내용이나 교재등이 부실하다며 조기교육에 대한 강한 불신을 보이고 있다.

학부모 P씨(39)는 『아무리 시행초기라고 하지만 체계적으로 수업을 한다고 믿는 학부모는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며 『수박 겉 기 식 수업으로는 오히려 과외열풍만 조장하고 아이들 사이에 위화감만 더 생기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많은 학부모들은 벌써 영어수업이 여느 과목처럼 학원의 보조기능으로 전락하는 조짐이 없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 S씨(33)는 『교사들은 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느냐고 말하겠지만 부모입장에서는 우리 교육현실로 미루어 어쩔수 없는 일』이라며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도저히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다른 과목의 경험 때문에 영어도 학원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교사들의 걱정도 크다. J초등학교 M(42)영어교사는 『10여종이 넘는 영어교과서가 자료와 방법 등이 상당히 차이가 나서 학생을 가르치는데 문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과서만 갖고 영어를 가르치지 않고 컴퓨터 비디오 등 다양하내 멀티미디어를 통해 영어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나 학교측이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초등학교의 K(49)교사는 『아이들이 영어의 바다에 빠질 수 있는 「어학실」을 마련해 영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전담교사가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J초등학교 M교사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분들이 현재 초등학교 영어보조교사로 부임해 가르치고 있지만 보조교사라는 역할 때문에 방관자적으로 가르치는 면이 없지 않다』며 『보조교사보다는 전담교사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ankookilbo.co.kr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