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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IMF 개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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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IMF 개편론

입력
1999.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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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IMF 개편론

1999/01/22(금) 17:19

국제통화기금(IMF)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은 IMF가 군대 조직에 버금갈 정도로 내부규율이 엄격하고 관료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말한다. 국제기구인만큼 자유분방하고 내부 토론이 활발할 것으로 흔히들 생각하지만 실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위계질서가 뚜렷하고, 정책에 대한 비판이 자유롭지 못하며, 직원들이 외부에 견해를 밝히는 일도 좀처럼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세계경제의 안정을 지켜야 하는 IMF의 보수적 업무특성과 무관치않아 보인다.

■IMF는 세계의 모든 통화가치를 미국 달러화에 대한 교환비율로 고정시킨 브레턴우즈 체제의 산물이다. 이 교환비율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국제통화 질서를 유지하는 게 IMF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71년 미국이 달러를 언제든지 금으로 교환해주는 금태환을 포기하면서 브레턴우즈 체제는 깨졌고, IMF는 존재의미를 상실하게 됐다. 그러나 82년 남미가 외환위기에 빠지자 구제금융을 제공함으로써 금융위기의 불을 끄는 국제소방수라는 새 일거리를 찾게 됐다.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브라질의 금융위기로 인해 IMF의 역할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브라질은 지난해 11월 IMF로부터 41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해 사실상 IMF 관리체제하에 있는 상태다. 그런데도 위기가 재발함으로써 IMF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국제금융시스템 개편론이 강도높게 제기되고 있다. 사실 지난해 태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한국, 남미, 러시아등지로 들불처럼 번지는 과정을 IMF는 무기력하게 지켜볼 뿐이었다.

■IMF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대처하는 과정에서의 정책적 실수를 시인하는 자아비판을 해 눈길을 끌었다. 자아비판 내용에도 나와있듯이 IMF에 대한 뼈아픈 비판중 하나는 고금리와 재정긴축이라는 「표준처방전」을 개별 국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채 어느 나라에나 천편일률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적 경직성은 IMF 내부의 관료주의적 분위기와도 상당한 연관이 있지 않을까. /배정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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