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마산대회] "지역감정" "독단추궁" 여야 공방
1999/01/21(목) 17:56
한나라당이 24일 경남 마산에서 「김대중정권의 국정실패및 정치사찰 규탄대회」를 열기로 확정하고 21일 군중동원등 행사준비에 착수하자, 여당은 『마산집회는 망국적인 지역감정 유발책동』이라며 재차 규탄하고 나섰다. 이에 한나라당은 『본질을 외면한 헐뜯기』라고 되받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당 공동여당은 이날 국정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거론한뒤 우려를 금치 못했다.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회의후 『마산집회의 목적은 지역감정의 확산 및 갈등의 증폭, 유언비어 유포에 있다』면서 『나라를 망친 한나라당이 나라를 다시 시끄럽게 한다면 법적 고발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권은 이와함께 마산집회의 연장선상에서 영남지역의 한 지구당이 50여명으로 선전반을 편성,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유언비어를 유포한 행위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LG경제연구원이 비교분석한 각 지역별 경제고통지수를 인용, 새 정부들어 오히려 대구·경북지역의 삶의 질이 향상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고통지수는 1.6에서 0.9로 떨어졌고 경북은 -1.5에서 -2.5로 떨어졌다. 반면 광주의 고통지수는 0.4에서 2.7로 높아졌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등은 논평에서 『한나라당이 지역감정 선동집회를 강행하는 것은 당리당략을 위해선 망국의 길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규탄받을 처사』라고 못박았다. /고태성기자 tsko@hankookilbo.co.kr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마산 대회는 야당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여당의 독단적 정국운영을 엄정하게 추궁하는 차원에서 열리는 것』이라며 『지역감정 조장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또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곤경에 처한 야당이 텃밭에서 힘을 모아 돌파구를 찾는 것은 항상 있던 일』이라며 『과거 김대중대통령도 정치적 고비고비마다 호남을 찾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은 지역감정 문제에 대한 여권의 접근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 당직자는 『여당은 정치, 경제적 이유로 엄존하고 있는 지역감정이 마치 야당의 선동이나 유언비어 등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민심유화 대책은 강구하지 않은 채 장외 집회에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여권의 태도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저변에는 『현지 분위기에 비추어 당의 의도와는 달리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고, 그럴 경우 사태가 엉뚱한 방향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이 감지된다. /유성식기자 ssyo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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