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공론화] 자민련 '소걸음 전략'
1999/01/21(목) 18:09
자민련의 한 고위당직자는 21일 내각제 공론화에 대해 『소걸음 전략에 따라 차분히 지구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들어왔다 빠지기를 반복하는 파도처럼 간헐적으로 내각제 공세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자민련의 내각제 전략은 장기전을 전제로 한 「우보형」과 「치고빠지기식」을 적절히 합친 것이라는 얘기이다.
청와대측은 「DJP 조기 담판」을 통해 내각제 뇌관이 이른 시일내에 제거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자민련은 전혀 서두를 것 없다는 입장이다. 「DJP 무릎대화」의 시기를 늦출수록 JP에게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계산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내각제를 따내기 위해서나, 결별할 경우 JP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라도 협상 시한을 늦출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자민련은 공동정부 출범 1주년인 내달 25일 전후의 담판 방식에 시큰둥한 표정이다.
자민련은 그대신 두 여당의 전당대회를 앞둔 4~5월쯤에 결론내리는 방안을 선호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정기국회 개회를 전후한 8~9월에 매듭짓는 방안도 거론되는데, 더이상 늦추는 것은 총선 준비 및 내각제 시한 등을 감안할 때 불가능하다는게 지배적 견해이다.
자민련은 이와함께 줄기차게 내각제 전면 공세를 취하기 보다는 한번 강공을 했다가 한동안 휴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자민련은 지난해 12월18일 대선승리 1주년을 전후해 내각제 깃발을 높이 쳐들었으나 한달가량 조용히 있다가 이달 15일 대전에서 다시 내각제 포문을 열었다. 자민련은 당분간 낮은 행보를 하다가 이달 말 소속 의원·지구당위원장 회의를 소집해 연내 내각제 개헌 의지를 과시할 계획이다. 자민련이 이처럼 속도조절을 하는 이유는 약자로서 강자에게 전면 도전하는 것은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김광덕기자 kd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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