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김광휘 방송창작실' 뮤지컬계 무서운 작가군 등장
1999/01/21(목) 17:12
뮤지컬계에 무서운 신인작가군이 나타났다. 총 2,400만원 고료가 걸린 예술의전당 창작뮤지컬 공모에서 기성작가들을 젖히고 시놉시스부문에 당선된 김신욱(28)씨(상금 200만원·극본 당선작 없음). 뮤지컬을 처음 써 본 그는 김광휘방송창작실 소속 작가다. 김신욱씨의 아버지인 김광휘(58)씨는 지난 해 서울시립뮤지컬단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뒤 작품평이 좋아 올해 서울시립뮤지컬단이 정기공연 「죄와 벌」과 어린이뮤지컬 의 극본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공연가에선 초년생인 김광휘방송창작실이 이렇듯 왕성하게 활약하는 것은 공동창작의 팀워크 덕분이다. 구성원은 김광휘대표, 김신욱실장, 김광휘씨의 5촌조카 나윤희(25)씨, 그리고 남혜자(26)씨. 이들은 토론과 분업으로 작품을 만든다. 김대표가 큰 틀을 세우고 김신욱씨가 줄거리를 잡으면 남씨가 자료에 근거해 전개상 모순을 없애고 나씨가 섬세한 묘사로 가다듬는 식이다.
김신욱씨가 당선작 「아 윤이상」을 쓰는 동안 여의도 오피스텔에선 밤샘토론이 잦았다. 6개월간의 작업 막판에 격론이 일었다. 『이 대목은 전개상 논리가 안 맞는다』 『사건이 나열식이다』등 혼자 찾아내기 어려운 결점이 파헤쳐졌다. 김광휘-신욱부자는 지난 해 11월 뉴욕에서 뮤지컬 대여섯편을 보고 오기도 했다. 결국 마감 직전 대수술 끝에 A4용지 34장이나 되는 긴 시놉시스가 완성됐다.
뮤지컬극본은 구성이 치밀하고 가사는 은유적이어야 하는등 다각도의 글쓰기 요령이 필요해 공동창작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김광휘방송창작실은 방송가에서 쌓인 공동작업의 노하우를 뮤지컬에 적용시킨 팀이다.
김광휘씨는 교직에 있었던 74년, 교사들이 모인 극단 상황에서 김명곤(배우), 이금림(드라마「은실이」작가), 이재오(국회의원)씨등과 함께 공연한 적도 있다. 그는 80~94년 김동엽 양지운씨가 마이크를 잡은 MBC라디오 「홈런 출발」을 쓰며 시사작가로 자리를 굳혔다. 나머지 작가들은 방송작가협회교육원 출신이다. 김신욱씨는 『구성이 튼튼하면서 볼거리가 있는, 제대로 된 뮤지컬극본을 생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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