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김치 덤핑수출
1999/01/21(목) 17:47
현재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심의중인 김치규격 초안의 내용이다. 이 초안은 각 분과위원회를 거쳐 2001년께 국제식품규격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우리 식품으로는 김치가 처음이다. 김치는 한국이 종주국임이 국제적으로 확실히 공인되는 것이다.
■김치는 세계적인 한국 특산품이다. 때문에 국제교역에서 사는 쪽보다는 파는 쪽이 더 큰 힘을 가진다. 너무 비싸서 사는 쪽이 망설이지 않을 정도에서, 수요가 있는 범위내에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일종의 「독점」인 셈으로, 석유와 비슷하다.
■이런 유리한 상품성을 가지고 있는 김치가 덤핑수출되고 있어 문제다. 98년 수출물량은 1만5,000톤으로 전년의 1만2,100톤에 비해 24% 늘었으나 금액으로는 4,200만달러로 5.8% 증가에 그쳤다. 수출단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농림부는 30여개의 김치수출업체중 일부가 덤핑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일본에 수출하는 물량이 전체수출의 95% 가량을 차지하는데, 400㎚에 170엔 이상인 적정가격 이하로 수출하는 업체가 꽤 있다는 것이다.
■농림부는 400㎚에 170엔 이상을 받을 경우에만 판촉비를 지급하는 한편 제값 받기 자율지도에 나서기로 했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미국 이민 초기시절 호황을 누리던 교포들의 인삼판매가 자체내 출혈경쟁으로 모두 망했다고 도산 안창호는 한탄했었다. 그 이후 가발수출도 마찬가지였으며, 그같은 예는 부지기수다. 대통령 주재로 무역투자진흥대책회의가 열리는 등 「총력수출」에 나서고 있는데, 김치와 같이 유리한 상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없는지 먼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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