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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대학으로 가는 연극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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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대학으로 가는 연극인들

입력
1999.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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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대학으로 가는 연극인들

1999/01/21(목) 17:13

한창 활동하던 젊은 연출가가 언제부턴가 연극판에서 안 보인다. 찾아 보면 대학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강의를 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대학 연극학과가 대학전문극단을 창단, 일반관객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기성무대에서 활동하다 대학에 들어간 배우들이 거기 보인다. 대학들은 아예 전용극장도 만든다. 「대학연극」이 새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기성연극인들의 진입이 두드러진 대표적 사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97학년도에 전문사과정(석사과정)을 개설한 연극원에는 첫 해부터 99학년도까지 극단 한강의 이수인 위성신씨, 박상현 김동현씨등 많은 작품을 내놓은 이들이 줄줄이 입학했다. 체계적으로 공부해보자는 생각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한 교수는 『이런 이들일수록 동기부여가 잘 돼 있어 학교생활에 열심』이라고 말했다.

연극계 차원으로 보면 거품이 사라진 여파이기도 하다. 박상현씨는 『부담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제작시스템을 재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제작방식이 가장 효율적인지 검토해 보고, 제작비 회수의 부담 없이 실험도 해보고 싶다는 뜻. 연극현장의 소강상태를 우회적으로 돌파해 보겠다는 것이다.

용인대학교는 대학원생과 졸업생을 중심으로 극단 「스튜디오 502」를 창단했다. 23~30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안드레이, 나타샤」(알렉산더 겔만 작) 「유령소나타」(스트린드베르히 작) 「맥베스」(셰익스피어 작)등 세 작품을 번갈아 올리는 창단공연을 갖는다. 윤광진 조태준 임경식씨등 교수·강사가 연출을 맡고 극단 단원과 일부 재학생까지 총동원했다. 극단 한양레퍼토리 출신으로 대학원에 입학한 이대영 임유영씨가 출연한다. 용인대는 분당에 340석의 공연장과 영화관을 갖춘 문화공간을 짓고 있는데 내년부터 스튜디오 502가 연 6개월간 공연할 계획이다.

용인대에 앞서 대학전문극단을 창단한 것은 지난 해 성균관대. 성균관대는 교내에 3개의 공연장을 짓고 있다. 상명대도 지난 해 11월 천안캠퍼스에 400~600석의 공연장을 짓고 졸업생극단 상명연극실험실 창단공연을 가졌다.

윤광진교수는 『한때 미국의 대학들이 연극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것처럼 대학 연극학과가 현장에 보다 가까워짐으로써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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