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청주행] 예정없던 방문... 틈 파고들기 전략인듯
1999/01/20(수) 17:5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주간일정표에 20일 새로운 일정 하나가 추가됐다. 22일의 청주 방문이 그것이다. 예정에 없던 일정인 만큼 그 속사정도 남다르다.
우선 청주에는 대기업 빅딜로 현대반도체에 넘어가게 된 LG반도체의 생산공장이 있다. 19일에는 빅딜에 반대하는 LG반도체의 근로자 수천명이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지역은행인 충북은행이 퇴출대상에 포함돼 다른 대형 은행과 통폐합될 예정이다. 지역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불만을 살 수 있는 요인들이 속출한 셈이다.
이총재는 청주에 내려가 바로 이들 두 곳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특히 LG반도체에선 한나라당의 빅딜 전면 백지화 주장을 설명하고, 이를 위한 공동투쟁을 약속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경제난으로 인한 현지의 소외감을 「순발력있게」 흡수해 야당의 절대 약세지역인 충북에서의 지지기반을 넓혀 가겠다는 포석이다.
아울러 이총재는 요즘의 정국상황도 고려한 듯 하다. 내각제 개헌을 놓고 공동정권내 이견이 표면화하고 있는 시점을 의도적으로 택했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DJP의 개헌합의가 원안대로는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JP에 대한 충청권의 지지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 청주방문을 시작으로 「틈새 파고들기」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대치의 와중에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이총재의 이같은 「이벤트 행보」는 그가 여권의 파상공세에 대한 일일(日日) 대응에서 탈피, 나름의 중장기 플랜을 구체화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유성식기자 ssyo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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