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마지노선 한때 붕괴
1999/01/20(수) 17:21
- 달러당 8.2815… 서방서 연내 절하 전망 잇따라
중국 위안(元)화가 20일 한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8.2800이하로 떨어져 평가절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외환보유액 등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한데다 평가절하시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뤄 연내 절하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 분위기다.
위안화는 이날 오전 상하이(上海)에서 한 때 달러당 8.2815까지 가치가 떨어졌다. 환율 8.2800은 중국이 평가절하를 하지 않도록 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돼왔다. 위안화는 전날 8.2787에 거래가 마감됐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설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브라질의 고정환율제 포기에 따라 국제 환투기 세력이 페그(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 홍콩을 집중 공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경제일보 등 일부 중국 언론들도 이날 브라질 금융위기의 영향을 경시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서방 금융기관들의 잇따른 전망도 평가절하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최근 위안화가 연내 13% 평가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메릴린치 증권은 10~15%, 영국의 경제예측조사기관인 EIU는 11%,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8%를 각각 예상했다.
국제금융계는 광둥(廣東)투자신탁(GITIC)에 다롄(大連)투자신탁(DITIC) 파산위기 등 중국의 금융불안이 빠른 속도로 심화됨에 따라 평가절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237개의 투자신탁중 40여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3월말까지 정리하다는 방침이어서 국제 금융계의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반면 외환 거래인들은 위안화의외환거래 규모가 워낙 미미해 이를 평가절하 가능성과 연계시키는 것이 무리라고 보고 았다. 무역 결제 등으로만 태환이 제한돼 있는 관계로 위안화 거래가 하루 약 1억5,000만달러에 불과해 외환보유액 1,450억달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의 다이샹룽(戴相龍) 행장도 이날 외국 투자가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물가안정과 외채부담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고수할 것임을 거듭 밝혔다.
결국 중국 정부의 의지에 달린 평가절하여부는 수출 부진을 감내하기 어려울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져오지 않는 선에서 5% 미만의 평가절하가 예상되고 있다. /김혁기자 hyuk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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