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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유언비어] 여 유언비어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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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유언비어] 여 유언비어 '곤혹'

입력
1999.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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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유언비어] 여 유언비어 '곤혹'

1999/01/20(수) 20:10

『전라도에는 실업자가 없고 경상도에는 실업자가 득실거린다』 『한 맥주회사가 구미공단의 공장을 뜯어서 광주 공장으로 옮기려한다』 『빅딜은 경상도 기업을 죽이려고 추진되고 있다』 『경상도 고속도로를 달리면 연기나는 공장 굴뚝이 별로 없는데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면 모든 공장굴뚝에서 연기가 난다』

경북 구미를 다녀온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 박광태(朴光泰)제2정조위원장이 20일 간부회의에서 심각하게 보고한 영남지역의 유언비어 내용이다. 김옥두(金玉斗)지방자치위원장은 『허무맹랑한 거짓말이 통하는 영남정서가 걱정된다』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들도 『나라를 망치려는 이런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세력을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는 유언비어의 확산에 정치권의 부추기기가 작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있다. 공장 숫자나 도별 총생산량에서 여전히 영남이 앞서고, 호남은 20~30년전 인구를 유지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에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유언비어가 확산되는 것이 심상치않다는 것이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회의후 브리핑에서 유언비어 유포의 혐의자를 한나라당으로 지목했다. 정대변인은 특히 24일의 한나라당 마산집회에 언급,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동생이 세풍으로 구속되고 본인도 단죄당할 것을 우려, 극단적인 지역감정 선동가로 나서고 있다는데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정대변인은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들이 집회를 반대했는데도 이총재가 개최를 고집했다는 보고도 있었다』면서 『그 의도는 지역감정을 불지르자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고 공격했다.

국민회의 지도부는 유언비어의 확산상황을 「비상사태」로 인식, 발원지를 철저히 봉쇄하고 영남민심을 순화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강온 양면책을 강구키로했다. 영남에서 유언비어가 먹혀들어가는 현실을 신중히 받아들여 포용정책을 써야한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서석재(徐錫宰)의원이 18일 지도부토론회에서 『부산·경남정서는 최악』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이를 추스를 수 있는 정책, 정치적 메시지가 나와야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영성기자 leey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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