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인 케이블TV] GTV 낯뜨거운 내용들 구성 빈축
1999/01/20(수) 17:46
사회자:남편이 가장 섹시하게 보일 때는?
부인:다 벗었을 때죠 뭐.
사회자:일주일에 몇 번을 하시죠?
남편:서너 번이오.
부인:뭐가 서너 번이에요. 두 세번이지.
사회자:부인이 피곤할 때는 어떻게 해요?
남편:1분만 하자고 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면 1분에 되나요.
심야 나이트클럽의 음담패설쇼가 아니다. 케이블TV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내용이다. 여성채널 GTV가 매주 토·일요일 밤 11시10분에 방송하는 「사랑만들기」는 이렇게 낯뜨거운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 프로가 선보인 것은 95년 7월. 국내 초유의 본격 성토크쇼를 기치로 내세워 부부의 성생활을 미주알 고주알 캐묻는 프로이다. 신세대부부가 출연해 그들의 침대문화를 이야기한다. 96년 12월까지 총 65회가 나갔다. 지금 방송되는 것은 당시 프로그램의 순환방영이다. 제작여건이 어렵자 시청률이 괜찮았던 옛 프로를 다시 내보내고 있는 것. 종합유선방송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이 정규방송될 당시 한번 「주의」를 주었으나 최근에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케이블TV는 수요자의 필요에 의해 설치되고, 프로그램 선택이 시청자들의 몫이긴 하지만 이를 핑계로 도를 넘는 내용을 마구 방송함으로써 건전한 방송문화를 크게 흐리고 있다. 특히 방송시간대가 심야라지만 청소년들도 얼마든지 시청할 수 있어 해악이 우려된다. 시청자 박현자(朴賢子·38·여·서울 종로구 혜화동)씨는 『성을 개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의 문화조류로 볼 수도 있지만 방송이 이처럼 노골적이고 음란한 내용을 다루는 것은 문제』라며 『당장 재방송을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현기자 ko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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