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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그림값이 무조건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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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그림값이 무조건 10만원?

입력
1999.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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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그림값이 무조건 10만원?

1999/01/21(목) 16:47

무조건 10만원, 50만원.

백화점 세일이 아니고 화랑의 그림 판매 가격이다. 3군데 화랑이 화가의 경력이나 인지도, 시장 가격 등을 무시한 채 단일가로 파는 전시회를 잇따라 마련했다. 화랑 문턱이 높다고 여겨왔던 일반인들로서는 싼 값에 그림 한점 쯤 장만해볼 수 있는 기회.

먼저 롯데화랑 잠실점(02_411_6932)이 ‘10만원 균일가’에 나섰다. 21일까지 열린 ‘젊은 미술인들의 메시지전.’ 애초부터 팔아서 이익금을 남기자고 한 것이 아니었다. 21세기에 그림이 대중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뜻으로 기획 의도가 사뭇 진지했다.

‘실수’로 화랑에 들렀을 지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서민들이 어떤 이미지의 그림을 선택하는지, 즉 보통사람들이 원하는 그림의 유형을 캐 본다는 취지였다. 400여명의 젊은 작가들에게 이런 기획 의도를 전했고 그 중 126명이 동참, 1인당 3점씩 370여점을 내놨다. 이 가운데 100여점이 팔렸는데 예상과는 달리 풍경 정물화는 아주 적었고 비구상이나 설치 작업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전시를 기획한 롯데화랑 큐레이터 박정수씨는 “작품을 구입한 층은 주로 30대 중후반으로, 미술문화를 활용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으로 범위를 더욱 좁혀 대중과의 소통 문제를 좀더 직설적으로 다루는 전시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사동 갤러리 상(02_730_0030)도 23일부터 10일간‘99 한국의 전업작가 드로잉전’을 개최, 출품작을 10만원 단일가에 판매한다. 판매수익은 전업미술가 협회의 활동비로 사용한다. 작가보다는 작품 위주의 감상 문화를 유도한다는 뜻에서 작가의 서명은 그림 뒷면에 표기했다.

최광선 고정수 정강자 송용 이필언 박용인 구본창 등 200여명의 작품 500여점을 선보이며 작품크기는 3~6호. 액자 포함한 가격은 12만원.

인사동 노화랑(02_732_3558)이 내달 2~7일 열 ‘작은 그림 큰 마음’전도 출품작을 50만원씩에 판매한다. 구자승 박광진 박서보 이두식 이호철 유병훈 한만영 하종현씨 등 홍익대 동문 100여명이 기증한 1~4호 크기의 유화 작품 2점씩을 선보인다. 수익금은 전액 회화과 재학생 장학금으로 출연한다. 역시 ‘그림만 보고 사라’는 뜻에서 작가 사인은 뒷면에 하도록 했다.【고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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