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동향] "떨어질때 사자" 이삭줍기 시작
1999/01/20(수) 17:49
주가가 뒷걸음질하는 틈을 타 외국인들이 부지런히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피치IBCA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촉매제로 삼아 당분간 외국인들이 주가의 바닥을 다지는 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을 주목하라
외국인들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총 1,33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연 사흘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들의 이날 순매수규모는 이달 들어 새해 개장 첫날인 4일(3,836억원)과 7일(2,056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큰 것이다. 한국전력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물산 주택은행 신한은행 등 전통적인 외국인 선호종목이 주된 매수대상이 됐다. 그러나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개인은 이날 각각 701억원, 64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대조를 보였다.
특히 최근 주식형펀드와 뮤추얼펀드의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을 뒷받침하던 투신권 역시 12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정동배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유상증자 등 공급물량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인들의 「사자」규모와 이들의 선호종목인 대형우량주의 향방이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이 사는 이유
외국인들이 이날 주식순매수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은 피치IBCA사의 투자등급상향조정이 촉매제가 됐다. 하지만 상향조정 발표 이전에 브라질 금융위기가 부각될때부터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회복돼 왔다는게 증시 관계자들의 분석. 삼성증권은 이날 『브라질증시의 침체로 신흥 시장(이머징 마켓)에서 한국 증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살로먼 스미스바니는 12일 이머징마켓 자산구성(포트폴리오)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7.6%에서 14.1%로 확대했다. 한국은 이전에 투자비중이 홍콩 남아공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5위였으나 이후 홍콩(14.8%)에 이어 2위로 껑충 올라섰다.
이재영국민투신운용 주식운용팀차장은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투자관점을 유지해 왔지만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부담을 느껴왔다』며 『주가가 조정 받는 시점을 기회삼아 오히려 적극적인 매수를 통해 주식보유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차장은 특히 원화 환율이 상승할 경우 환차익까지 노린 외국인들의 투자비중확대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형기자 kimj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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