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탑] "배구협회 새집행부 일단 밀어주자"
1999/01/20(수) 16:42
대한배구협회(회장 장영식)가 19일 새로운 상임이사진을 구성했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그나물에 그밥」이라거나 「특정세력이 중요포스트를 장악했다」는등 벌써부터 새집행부를 꼬집는 사람들이 많다. 인사가 난 뒤에는 으레 말이 많기 마련이지만 갓 출범한 집행부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
사실 배구계는 드래프트제 실시시기와 방법을 놓고 수개월째 갈등을 겪었다. 이 와중에서 내편 네편으로 갈라져 벌인 편가르기싸움이 정도를 넘어섰다. 겨울철스포츠의 양대산맥인 농구와 비교하면 배구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농구가 일찌감치 프로로 눈을 돌려 대성공을 거둔데 반해 배구는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갈피조차 못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집행부가 들어선 것은 모든 갈등을 봉합하고 새판을 짜 배구계가 사는 법을 만들라는 대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미 전임집행부가 드래프트제를 도입하고 프로화를 추진한다는 큰 밑그림을 그린 상태다.
두가지의 지상과제를 어떻게 구체화시키는냐에 신임집행부의 운명이 걸려있다. 삼척동자도 다아는 일을 현 집행부가 일방통행식으로 특정세력의 이익을 위해 뒤집을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절차와 방법이 문제일뿐이다.
신임집행부가 들어서자마자 헐뜯기에 열중하기보다는 중지를 모아 해법을 찾는 게 무엇보다 우선이다. 전임집행부가 실업팀들에게 휘둘려 제대로 일을 진척시키지 못했던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 몇몇 특정인사가 밖에서 자신들의 몫을 챙기기 위해 협회를 흔들기도 했다. 이런식으로 해서는 배구가 회생할 수 없다. 미우나 고우나 모든 문제는 배구인들이 해결해야 한다.
우군 적군으로 편을 갈라 싸우기보다는 현 집행부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만이 배구계가 당면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연석기자 yschu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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