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바꿔야 산다"… 보직변경 바람
1999/01/20(수) 16:34
「바꿔야 산다」
대형트레이드가 유난히 많았던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또 한편에 팀의 필요에 따라 「보직변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LG의 심재학(27)과 롯데의 손인호(24).
이들은 「야수에서 투수 전환」이라는 일대 모험을 하고 있다. 심재학은 4번타자로 활약하다 좌완 투수가 절실한 팀의 요청에 따라 5년만에 전공을 바꿨다.
팀의 보직변경 통보를 받고 보름 가까이 고민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투수훈련에 합류, 어깨를 가다듬고 있다. LG는 심재학이 시속 140㎞대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강한 어깨를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이번 시즌 중간계투 또는 마무리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심재학만큼 주목받지 못했지만 손인호의 투수 변신도 눈여겨 볼만하다. 경남고 고려대를 거쳐 지난 시즌 롯데에 입단, 외야수로 뛰다 시즌 마무리훈련때 김명성감독의 권유로 투수로 돌아섰다.
고려대 시절 조성민 손민한 등에게 밀려 타자로 나섰지만 고교 시절에는 부산고의 주형광과 함께 초고교급 좌완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에는 79경기에 나서 타율 0.278 4홈런 23타점의 꽤 돋보이는 성적을 남겼다.
일단 이들의 이같은 변신은 미국 일본등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어 불안하기는 하지만 색다른 시도라는 점에서 프로야구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LG는 심재학을 포함, 가장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는 팀. 프로 현역 최고령 김용수(39)도 3년만에 선발에서 마무리로 복귀할 예정이다. 김용수는 세이브전문으로 96시즌을 시작했으나 그해 5월 선발 이상훈과 임무를 맞교대해 지난 시즌까지 팀의 에이스 노릇을 해왔다.
통산 197세이브를 마크하고 있는 그가 마무리로 나서면 프로 첫 「100승-200세이브」기록 달성이 확실시된다. 그의 통산 승수는 117승. 또 클린업트리오감임에도 불구, 부동의 2번타자로 기용돼 팀 타선에 또다른 활기를 불어넣었던 김재현(24)은 4번타자로의 중용이 검토되고 있다.
롯데의 김응국은 지명대타로 전업, 외야 수비에 대한 부담 없이 타격에만 전념할 계획이고 쌍방울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김기태도 그의 자리였던 1루에 이승엽이 버티고 있는 탓에 지명대타로 나설 공산이 크다.
해태는 삼성에 내준 임창용의 공백을 메울 마무리 전문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김삼우기자 samwoo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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