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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상향 '환란탈출 국제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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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상향 '환란탈출 국제공인'

입력
1999.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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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상향 '환란탈출 국제공인'

1999/01/19(화) 23:20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정크본드(쓰레기채권·투자부적격 채권)」에서 탈출하면서 환란(換亂)의 악몽에서 벗어나 경제회생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국제금융사회에서 「투자해도 안전한 국가」로 대접받게 돼 외국인투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외자유치와 외채만기연장도 손쉬워지기 때문이다.

■달러가 몰려온다 우선 이번 희소식은 증권시장에 가장 빠르고 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들어 증시에 7,400억원(순매수액)을 투자할 만큼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우리나라가 투자부적격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금은 일정부분 투기성이 가미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안심하고 한국증권을 사들일 수 있게 돼 외국인투자가 중장기자금 위주로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이는 증시가 추가상승하는데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치IBCA는 유럽계 투자자들을 주고객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계 자금들이 먼저 한국행(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남미와 러시아 등이 위기상황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투자적격을 회복했기 때문에 외국인자금은 우리나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해외 차입이 쉬워지고 차입금리도 낮아져 금융부담이 훨씬 줄어들게 된다. 정부가 올 한해 동안 15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는 외국인직접투자도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경제전반에도 심리적인 상승작용을 일으켜 회생조짐을 보이고 있는 실물경기에 불을 지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우세하다.

■달러과잉 심리적해이 경계 그러나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정크탈출→외국자금유입 증가→달러과잉→원화강세→수출경쟁력 하락·과소비」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는 제2의 외환위기를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투자적격등급 회복을 기화로 도덕적·심리적 해이현상이 되살아나 구조개혁이 지연될 수 있다는 걱정의 소리도 높다. 실제로 멕시코 등은 외환위기를 겪은 후 다시 심리적 해이가 심화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IBCA도 이점을 염두에 두고 구조개혁을 더욱 가속화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IBCA가 올려준 신용등급은 투자적격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크로아티아와 같은 급에 불과하다』면서 『지속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의 신용등급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김동영기자 dy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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