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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 "신춘문예 읽으면 세상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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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 "신춘문예 읽으면 세상이 보여요"

입력
1999.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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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 "신춘문예 읽으면 세상이 보여요"

1999/01/19(화) 17:28

『신춘문예작품에는 한 해 우리사회의 화두가 들어 있습니다. 괴이하다고 할 만큼 공통적으로, 한국사회의 흐름을 꿰뚫고 있지요』

남궁석(61) 정보통신부장관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신년의 즐거움이 하나 있다. 신춘문예로 세상을 읽는 것이 그것이다. 해마다 신정연휴기간 에 그는 10여개의 일간지를 좍 펼쳐놓고 시와 소설을 통독한다. 그러면 한 해의 예측이 손에 잡힐 듯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취임한 남궁장관은 올해는 1일 하루밖에 쉬지 못해 네 신문의 당선작만 읽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든 작품이 가난(실업),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더군요』

남궁장관이 이처럼 신춘문예로 사회현상을 파악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10여년 전부터다. 『94년에는 모든 신문의 화두가 개방화였습니다. 그해 신춘문예 당선작들은 하나같이 무대를 국제적으로 넓히고 있었지요. LA폭동을 다룬 작품, 카레이스키를 다룬 작품과 파리, 싱가포르 등으로 무대가 확장됐습니다』. 한국PC통신, 삼성데이타시스템 사장을 거치며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을 개통시킨 정보통신의 리더로 장관에 오른 그가 문학으로 세상을 파악하는 것은 얼핏 경력과는 무관해보인다. 남궁장관은 자신이 문학청년이었다고 고백했다.

『대학 진학을 앞둔 60년 카뮈가 죽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노벨문학상의 위력은 대단해서 나도 카뮈의 영향으로 처음에는 철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지요』. 그는 61년 「사상계」에 소설을 투고했지만 낙선하고는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상(李箱) 채만식(蔡萬植)처럼 지독한 고민에서 태어나는 문학을 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했습니다』고 그는 웃었다. 요즘도 「혼불」「홍어」등 좋은 작품들을 꾸준히 찾아 읽는다. 소설을 쓰지는 않지만 그는 PC통신과 언론매체에 꾸준히 에세이 등을 써서 호평을 받고 있고, 지난해 「질라래비 훨훨」이라는 책을 냈다. 『「혼불」작가 최명희씨를 만나면 제 할머니의 생애를 소설의 소재로 주고 싶었는데…일찍 타계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고 그는 말했다.

하종오기자 joha@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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