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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상습도박] 돈잃고 가정파탄…도덕불감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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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상습도박] 돈잃고 가정파탄…도덕불감증 심각

입력
1999.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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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상습도박] 돈잃고 가정파탄…도덕불감증 심각

1999/01/18(월) 16:08

부유층 주부들이 IMF 경제위기가 닥쳤어도 상습적으로 거액도박을 일삼아 온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나 한탕주의에 물든 상류층의 도덕적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주부들은 재벌 K그룹사장, A회계법인 간부, 국책은행 부장, D건설회사 간부, M주류회사 간부등 사회지도층 인사의 부인들이었다.

이들은 비생산적인 도박에 거액을 탕진, 결국 남편과 이혼하는 등 가정파탄까지 불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유명 스포츠감독 영화배우 주택회사사장 변호사 부인의 도박사실도 확인했으나 지난 해 2월 다른 사건으로 이미 처벌받은 점을 감안, 이번에는 처벌대상에서 제외했다.

적발된 주부들은 계를 조직,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서울 서초동 곽모씨 집 등을 전전하며 한판에 50만~1,500만원씩의 속칭「싸리섰다」도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싸리섰다」는 원래 돈을 거는 「앞전」과 뒤에서 패를 보고 추가로 돈을 거는 「찍새」로 나뉘어 판을 벌이는 도박.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도박장에 4~5개의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현금 압수 방지와 판돈을 키울 목적으로 5만원, 10만원, 50만원, 100만원 대용의 「딱지」(사각형 모양의 카드)를 별도로 준비해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 1타임(3시간)이 끝나면 승용차에 숨겨둔 돈을 갖고 정산하는 수법을 써왔는데 하루에 3억~5억원씩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도박의 끝은 가정파탄이었다. 상당수 주부들은 거액의 재산을 탕진하고 남편과 불화를 겪은 뒤 이혼했다. S환경회사 사장 부인은 91년부터 98년5월까지 도박으로 23억원을 털려 이혼했고 K그룹 사장 부인, 영화배우 S씨의 전부인등이 남편과 갈라섰다.

또 스포츠감독의 부인은 8억원대의 빌라를 날렸고 단란주점 여사장은 17년동안 술집을 해 번 12억원을 탕진했다.

한편 이모씨등 골프협회 간부와 프로골퍼,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자들은 골프장 부킹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신분을 이용, 지방 신흥골프장까지 내려가 중소기업인, 도시가스 부사장, 건축업자등을 끌어들여 최고 1억원짜리 내기골프를 통해 거액을 챙기다 적발됐다. /박정철기자 parkjc@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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