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규럴] 김미현 이젠 '세계의 땅콩'
1999/01/18(월) 17:25
「슈퍼 땅콩」김미현(22)이 달라졌다.
국내에서 앙증맞게 여겨졌던 그의 모습은 덩치 큰 서양선수 앞에서는 작기만했다. 하지만 그의 스윙은 힘이 실려 있었고 다부졌다. 「데뷔전을 보란듯이 장식하자」는 의욕이 앞서 후반 체력이 모자랐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사실의 내색은 안했지만 그가 미국 LPGA투어 정복을 위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단신(157㎝ 53㎏)에서 오는 체력적인 문제. 골프장 거리가 국내에 비해 길 뿐아니라 매 대회가 드넓은 미국대륙을 장기간 돌아가며 열리는 까닭에 강인한 체력은 필수 조건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번대회를 앞두고 몸무게를 늘렸다. 비거리 확보를 위해 클럽도 교체했다. 물론 「20위 이내 진입」이라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자신감을 찾았다. 미국 LPGA 관계자들도 이 작은 거인의 옹골찬 플레이에 놀라움을 표시할 정도였다. 이제 생소한 버뮤다 잔디에 적응하기만 한다면 그의 「1승」 목표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 올 것이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김미현은 18일 오전(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그랜드사이프레스리조트(파72)에서 끝난 99헬스사우스이너규럴대회 최종 3라운드서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이븐파 216타로 공동 34위를 차지했다. 상금은 3,290달러. 김미현은 특히 이대회서 지난해 10월 미국 프로테스트를 통과한 신인중 후쿠시마 아키코(공동9위)와 데니스 킬린(공동 14위)에 이어 세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한편 지난해 챔피언인 켈리 로빈스가 이날 64타 코스레코드를 기록,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캐리 웹과 티나 바렛(이상 206타)을 제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98올해의 선수인 아니카 소렌스탐은 213타로 공동 22위, 재미동포 펄 신은 214타로 공동 25위에 랭크됐다. 송영웅기자 heroso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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