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위기 다음차례는 홍콩?
1999/01/18(월) 19:30
브라질 위기의 다음 순서는 홍콩이라는 우려가 국제금융가에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홍콩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브루나이,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등과 함께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9개국 중 하나.
홍콩이 고집하고 있는 1달러_7.8홍콩달러의 페그제(고정환율제)는 언제나 헤지펀드의 공격대상에 노출된 취약한 상태였다. 여기에 최근 일련의 광둥지역 중국금융기관의 파산으로 가장 위기의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홍콩 주식시장은 브라질 경제위기 발생 이후 다른 아시아 시장과 달리 계속 내림세였다가 18일 처음으로 진정됐다. 13일에는 헤지펀드의 공격이 진행됐다는 징후가 감지됐다. 6개월만기 은행간 금리가 1.5% 상승해 7.37을 나타냈다. 정부당국이 즉각 주식 매입에 나서 진화는 됐다. 홍콩달러는 97년과 지난해 8월에도 공격을 받았다.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아예 달러만 통용시키자는 주장 등 페그제 폐지론이 거론되지만 금융주권 상실을 우려하는 중국과 홍콩당국의 반대에 저지당했다.
올초 홍콩 증시의 하락세를 주도한 은행 부실채권 문제도 불안 요인이다. 홍콩증시 상장주식의 39%를 보유하고 있는 광둥엔터프라이즈(GDE)는 14일 29억달러의 채무 전체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고 발표, 파산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또 지난해 3·4분기까지 경제성장률이 이미 마이너스 5%를 넘어섰고 부동산 가격하락 등 거시경제지표도 불안하다.
헤지펀드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금융가의 소문이 사실이라면 홍콩페그제는 다시 한번 곤욕을 치를 전망이다. 그러나 1,000억달러에 이르는 홍콩의 외환보유액이 위기론을 방어하고 있다.
김정곤기자 kimj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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