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 '책임회피' 재경부
1999/01/18(월) 18:41
- "말하기 어렵다… 평가가 있다" 등 불성실한 답변 일관
18일 경제청문회 첫 보고기관으로 나선 재경부는 초반부터 IMF환란 책임에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 조사특위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윤수(李允洙·국민회의)의원은 『보고 내용은 환란이 몇몇 재벌회사 부도와 일부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 위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도대체 정책당국이 잘했다는 것인지 잘못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특히 최초 외환위기 인지 시점, IMF행 결정발표 당시 상황, 강경식(姜慶植)전부총리의 「펀더멘탈 건재론」등에 대해 이규성(李揆成)장관 등 재경부측은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알지 못한다』 『개인의견을 밝히기가 적절치 않다』는 식의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해 위원들의 분노를 샀다.
정우택(鄭宇澤)의원은 『97년 11월19일 격론이 벌어졌던 비공식 경제장관회의 내용이 보고내용에서 빠진 이유가 뭐냐』고 추궁, 『몰랐다』에서 『착오였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또 보고 도중 『환율정책을 적절히 운영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10월 하순부터 금융·외환시장과 관련하여 선택가능한 모든 대책을 검토·추진했다』는 대목이 나오자 김영환(金榮煥·국민회의)의원 등은 「평가가 있다」 「선택가능한 모든 대책」등의 표현이야말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전형적 빠져나가기식 답변이라고 따졌다.
이에 이규성장관은 『일부 용어선택에 잘못이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결국은 보다 못해 장재식(張在植)위원장까지 나섰다. 장위원장은『위원장은 말을 안하는게 관례지만 재경부가 전재경원과 전임자들을 보호하는 자세로 나와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건개(李健介)의원은 『이번 청문회는 교훈을 얻자는 것인데 보고내용에 그런 부분은 하나도 없다』며 『교훈과 대안까지 포함해 3페이지 이상 보고서를 따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재경부가 보고에서 「국제금융시장의 위기확산과 적기대응 미흡」등 정책실정을 인정하는 부분을 소제목으로 처리한 점도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병찬기자 bc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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