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 "조정" 어디로 갈까
1999/01/17(일) 18:48
『종합주가지수 700선 돌파는 시간문제야. 돈이 갈데가 없잖아. 더구나 국가신인도가 회복되고 경기도 살아난다는데 말야』
『아니야. 그동안 너무 올랐어. 자그만치 5개월동안 올랐잖아. 지난주 브라질 쇼크로 40포인트가 폭락하는 것 좀 봐.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던 차에 「울고 싶은 아이 뺨때려주는 격」이었어』
5개월여동안 지속된 주가 상승세가 「브라질 쇼크」로 제동이 걸리자 증권가가 투자전략 점검에 들어갔다. 증권가는 장기적으론 대세상승기라는데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단기간 가파르게 오른데 대한 경계심리가 점차 커지고 「브라질 쇼크」로 해외돌발변수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됐다. 이 때문에 상당기간 조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하지않고 있다.
■추가상승요인 증권업계는 상승세 지속요인으로 무엇보다 주식매수기반이 강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직접투자자금인 고객예탁금이 5조원이 넘고 특히 간접투자자금인 주식형펀드, 뮤추얼펀드 자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 외국인들도 우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쉽사리 팔고떠날 것같지 않다는 것. 또 지난해까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기를 꺼렸던 은행 보험등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있다. 탁민식(卓民植)동원증권이사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엔 기관투자가들의 주식투자비중이 50%이상이었으나 현재 7%로 낮아져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리하락과 구조조정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점도 추가상승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기업들이 올해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부채비율을 크게 낮춰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될 경우 수익성과 튼튼한 재무구조를 선호하는 외국인들의 투자가 급속도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와함께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경우 원화환율이 떨어지게 된다는 점을 감안,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노려 투자를 늘릴 것이란 분석이다.
브라질 외환위기도 G7 재무장관 모임을 계기로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어 단기쇼크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다.
■조정요인 10월이후 세계증시는 금리하락, 달러약세, 국제유동성 호전에 따라 동반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국제 증시여건이 바뀌고 있다. 브라질위기로 신흥국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중남미 경제악화로 미국과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 수출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있다. 또 그동안 달러 약세 전망에 따라 미국을 이탈, 아시아로 유입되던 국제자금이 신흥국에 대한 경계감 확산시 다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급문제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사상최대규모의 고객예탁금과 주식형펀드 자금 증가로 주식 매수기반이 탄탄한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식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경우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1월중 증시 신규상장물량이 사상최고 수준인 4조2,000억원(유상·무상·전환사채 주식전환)으로 추정되고 2월에도 유상증자 납입예정규모가 1조4,000억원이나 대기중이다. 따라서 지난해까지 주식투자를 자제해온 기관투자가들이 이같은 주식 공급물량을 얼마나 소화해주느냐에 따라 주가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인들의 움직임도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외국인의 선물포지션 변화가 주가 움직임을 결정해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9월이후 미래의 주가를 예견하는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순매수포지션을 확대, 주가상승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순매수포지션을 줄이고 14일엔 2,000계약이상의 순매도를 보여 그동안의 투자행태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5개월째 연속상승한데 대한 부담감도 고려해야한다는 것. 대세상승기였던 93년9월부터 94년1월까지 5개월동안 주가가 오른 후 2개월동안 조정국면을 보였던 점을 기억해야한다는 것이다.
유승호기자 shyo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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