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융백화점' 변신 시도
1999/01/17(일) 18:53
은행들이 「금융백화점」으로 변신하고 있다.
한자릿수 저금리시대를 맞아 은행들은 수익률만으로는 도저히 투신사들과 경쟁할 수 없는 상황. 더구나 요즘은 뮤추얼펀드까지 등장, 은행들은 자칫 모든 고객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있다.
은행들이 앞다퉈 모색하고 있는 생존의 돌파구는 이른바 「복합마케팅」. 백화점식으로 은행에서 투신상품도 팔고 보험상품도 취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전국적 영업망과 다양한 부대서비스 및 안전성을 갖춘 은행에서 고수익 투신상품이나 재해보장성 보험상품까지 취급한다면 결코 타 금융권과의 경쟁에서 뒤질리 없다는 것이 은행 판단이다.
첫번째 유형은 금융권 최고수익상품중 하나인 수익증권판매. 더이상 투신사에 가지 않더라도 고객들은 은행에서 수익증권을 살 수 있게 됐다.
한외종금과 합병한 외환은행은 교보투신운용과 수익증권판매계약을 체결, 이달초부터 공사채형 수익증권을 팔고 있다. 현재는 본점 종합금융부(구 한외종금)와 강남지점에서만 수익증권을 팔고 있지만 한외종금과 전산통합이 완료되면 전국 각 지점에서도 취급할 예정이다.
주택은행도 자회사인 주은투신운용의 위탁을 받아 본점 투신영업부에서 공사채형 수익증권(MMF제외) 판매에 들어갔다. 아직은 시행 초기여서 최저투자한도는 1억원, 대상도 법인으로 국한되어 있지만 추후 전 영업점에서 개인고객에까지도 수익증권판매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복합마케팅의 두번째 유형은 뮤추얼펀드 분야로의 진출. 최근 가장 각광받는 금융상품으로 부상하며 시중여유자금을 「싹쓸이」하고 있는 뮤추얼펀드를 은행에서도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뮤추얼펀드에 가장 관심을 갖는 곳은 하나은행. 자회사인 보람증권과 함께 뮤추얼펀드 운용회사를 설립, 하반기부터 은행창구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을 이미 공표한 바 있다. 한미은행도 자회사 설립을 통해 뮤추얼펀드 업무에 진출할 것을 적극 검토중이다.
은행들은 안전성에 중심을 두는 특성상 수익증권이든, 뮤추얼펀드든 당분간의 주식형 보다는 채권형에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이나 중·장기적으로는 주식투자에도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은행이나 투신사나 구분은 없어지고 점포네트워크와 서비스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금융권을 평정할 수 있을 것이란게 은행들의 생각이다.
백화점식 복합상품의 또다른 형태는 선진국에선 이미 보편화한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즉 보험연계 예·적금상품이다.
국민은행은 동양화재에 업무제휴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국민암보험부금」을 판매하고 있다. 매달 일정액씩 불입한 후 만기때 찾는 일반부금상품이지만 월부금액이 10만원이상이고, 매달 입금지연없이 3회이상 납입한 고객에게는 부금기간동안 1인당 2,000만원까지 암보험 무료가입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플러스+α」통장은 정기예금이나 적금에 6개월이상 가입한 고객이 만기후 6개월이상 재예치(1,000만원 이상)할 경우 추가우대금리와 함께 무료로 상해보험가입혜택을 주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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