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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씨] 부자상봉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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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씨] 부자상봉 이뤄질까

입력
1999.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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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씨] 부자상봉 이뤄질까

1999/01/16(토) 18:28

소설가 이문열(李文烈·51)씨 부자의 상봉은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일까. 아버지 이원철(李元喆·84)씨로부터 편지를 받은 사실이 보도된 뒤, 이씨가 언론을 통해 아버지와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띄움으로써 남과 북의 부자상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씨는 『공개편지를 쓴 것은 편지를 받은 사실이 공개돼 아버지와 개별적으로 연락할 길이 끊겨 언론을 통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김정일동지」에게 편지를 쓴 것은 『개인적 배려 차원을 넘어서, 1,000만 이산가족을 위한 영단의 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바람대로 북한측의 「영단」이 있다면 상봉은 가능하다. 이씨는 87년 첫 편지를 받은 후 중국과의 수교 몇 달 전인 92년 초여름 작가단체의 중국방문 당시 아버지를 만날 작정을 하고 정부당국에 이를 알렸다. 그러나 정부측은 중국이 미수교국이며 옌지(延吉)가 「준(準) 북한영토」여서「당신을 보호할 길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만류해 포기했다고 한다.

상봉이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우선 북한이 이씨의 입북을 허용하는 경우. 북한의 초청장을 받고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신청서를 내기만 하면 당장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해 11월 금강산관광 당시 아버지와의 연락을 시도할까도 생각했던 이씨가 『북한이 나의 성향에 호의적일 리 없어 포기했다』고 말한 것처럼, 초청장을 받을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다만 지난 해 10월 L씨가 북한 아태평화위의 초청장을 받아 1주일간 방북, 혈육을 상봉한 사례가 있어 이산가족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에 기대를 갖게 한다. 북한이 당국이나 외곽단체 명의의 초청장을 보내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두번째 방법은 통상 이산가족들이 이용하는 제3국(중국)을 통하는 길.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에서 북한의 혈육과 만난 한국인은 104명. 미신고 건수를 합하면 200여건에 이른다. 단순한 생사여부 확인은 360건이나 되고 있다. 이 방법을 위해서는 국내의 허가받은 30여개 상봉주선단체를 통한다. 중국 옌볜(延邊)등지의 재중동포와 북한의 외화벌이기관을 접촉, 이산가족의 주소를 확인한뒤 옌볜으로 데려올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북한당국이 이씨아버지의 중국행에 동의해주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이씨는 공개편지를 통해 첫번째 방법을 요청한 셈이다. 북한이 인도적 차원의 「상징적 조치」로 입북을 허용한다면 이산가족문제는 한 소설가의 사연을 계기로 새로운 차원을 맞을 수도 있다. 이씨는 『기왕 금강산관광등이 허용됐다면 장전지역에 면회소를 설치, 이산가족을 만나게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일문제는 이산가족의 만남이 쌓임으로써 동질성을 회복해가는 길이 현실적 첩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joha@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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