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중위사건]타살주장 노여수 박사 7대1 고군분투
1999/01/16(토) 00:23
15일 김훈(金勳·25)중위 사인구명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법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처음부터 타살의혹을 제기했던 재미법의학자 노여수(盧麗洙)박사는 이날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은 반면 문국진(文國鎭)법의학회장과 뉴욕시립대 노용면(盧鎔冕), 고려대 황적준(黃迪駿), 서울대 이윤성(李允聖)교수 등 다른 볍의학자들은 자살에 비중을 두고 논리를 전개했다.
○…이날 토론은 노박사가 먼저 소견을 밝힌 뒤 나머지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이어 사회자인 조준형(趙俊炯)검사가 전체적인 입장을 정리, 확인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그러나 처음부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패널리스트 9명중 천주교인권위원회 김형태(金亨泰)변호사가 개회와 함께 퇴장, 8명만이 토론에 참여했다. 특조단측에서는 양인목(楊寅穆·중장)단장 등 관계자 전원이 참석, 일일이 메모해가며 토론을 경청했다.
○…이날 혼자서 다른 법의학자들의 자살주장을 반박, 재반박하느라 지친 노여수박사는 『지금까지 수많은 토론회에 참여했지만 이처럼 7대1의 일방적 토론회는 처음』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원래 참관자였던 김중위 아버지 김척(金拓·56)씨까지 직접 토론에 뛰어들어 노박사를 지원하느라 안간힘을 썼다. 김씨는 토론회의 원천무효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광준(池光準)강남대교수는 『토론자들이 마치 국방부의 압력을 받고 자살로 예단한채 나온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유감』이라고 또다른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토론에서 가장 큰 쟁점은 김중위 머리 윗부분의 혈종에 대한 해석. 노여수박사는 『정신을 잃을 만큼의 거센 외부 타격에 의해 생긴 것』이라며 2명이상에게 피살된 증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노용면교수 등은 『총알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뒤쪽으로 방사선모양의 엄청난 압력이 발생하면서 생긴 흔적』이라고 반박했다.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토론자들은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광범위한 자료를 준비, 토론상대를 설득시키려 애썼다. 특히 황적준교수와 노용면교수등은 대형슬라이드를 통해 자료를 보여준뒤 대형칠판에 현장그림까지 직접 그려가며 논지를 펼쳤다. 한편 서로 다른 입장의 법의학자들이 한결같이 자신들의 논거로 독일의 총기사고전문가인 빈센트 마이어의 「총상」을 집중 거론,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 참석자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끈 인물은 뉴욕대 노용면교수. 국방부 초청으로 참여한 노교수는 지금까지 총 1만5,000여건의 부검을 지휘하면서 뉴욕시법의관실 부책임자 시절에는 노여수박사를 1년간 가르친 「은사」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노여수박사의 논리에 대응할 만한 총기사건 경험자가 국내에 없어 노교수를 초청하게 됐다』며 『그러나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노여수박사가 토론회에 불참할 것을 우려, 그동안 보안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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