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쇼크]사태 향후진로 시장평가에 달려
1999/01/16(토) 00:10
브라질 당국이 15일 헤알화의 추가 평가절하를 용인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을 3일째 휘젓고 있는 「브라질 쇼크」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향후 사태전개는 시장이 이번 조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있다.
낙관론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협상 재개 소식 및 브라질 의회의 재정긴축안 통과 등에 따라 14일부터 힘을 얻고 있다. 브라질의 고질적 장기 재정적자에 따른 위기 발생은 그동안 충분히 예견됐으며, 브라질 경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미국이 사태 악화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다.
헤알화 평가절하에 대한 정책적 지지 분위기도 낙관론을 거들고 있다. 미셸 캉드쉬 IMF 총재는 『브라질이 제때 재정긴축안을 마련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모스코 미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장도 『브라질의 헤알화 평가절하와 지방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재정긴축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기본적으로 옳은 것』이라고 호응했다.
낙관론자들은 위기의 미국 전염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이들은 지난해 4%의 성장을 이룬 미국 경제는 웬만한 충격은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미국과 유럽의 낮은 물가상승률도 충격흡수에 대한 믿음을 더해 주고 있다.
2,305억달러에 달하는 브라질의 총 외채 중 단기외채는 300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에따라 최소한 97년 동남아위기 당시의 외환유출 패닉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관론
시장의 위기감이 증폭되면 브라질 사태는 중남미와 아시아 및 러시아 등 신흥시장 전체에 대한 신용위기로 발전하고, 이는 곧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로 이어져 급격히 세계 금융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피치 IBCA의 금융전문가 리처드 폭스는 15일 『시장은 대개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미국 거품주가 붕괴에 대한 우려감, 금융기관 연쇄 파산 우려에 따른 중국 신용위기, 중남미 경기의 침체 경보 등이 「브라질 쇼크」에 영향을 주고 있는 비관적 변수들이다.
다우존스를 떠받친 것은 지난해 10월 이래 계속된 다우존스 지수 자체의 상승세였으며, 이것이 미국의 소비증가와 투자확대로 이어지는 긍정적 순환고리를 형성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현지에서 사업중인 미국 우량기업 주가를 통해 브라질 충격이 이 고리를 파괴할 경우 다우존스는 일순간에 붕괴할 수 있다는 점도 비관적 진단의 한 축이다.
헤알화 가치의 자유낙하에 대한 우려도 크다. 94년 멕시코, 97년 태국의 경우처럼 평가절하가 사태를 반전한 경우는 90년대 들어 콜롬비아를 제외하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장인철기자 icjan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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