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쇼크] "멕시코.동남아 전철 안밟는다"
1999/01/14(목) 17:10
브라질 경제위기가 멕시코 위기와 동남아 위기의 재판이 될 것인가? 브라질 위기는 외환부족과 잦은 정책변화로 초래된 멕시코 사태와 실물경제 와해로 발생한 동남아 위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현재로는 비슷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세 지역의 경제위기를 비교해 본다.
◆브라질 위기 : 경기침체로 인한 재정감소로 중앙은행은 13일 헤알화를 평가절하했다. 멕시코 사태의 시발점이었던 페소화 평가절하와 같은 조치다.
이번 조치가 멕시코와 같이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기 위한 전주곡이 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브라질 경제위기가 멕시코 사태와 같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페소화 대폭락사태 직후 멕시코의 외환보유액이 30억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브라질은 350억달러에 이르는 외화를 확보하고 있어 수일 또는 수주내에 외화유출에 백기를 들게 될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이다.
◆멕시코 위기 : 94년 12월 20일 에르네스토 세디요 대통령은 외환부족과 환율안정을 이유로 페소화 환율변동폭을 15% 확대, 사실상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페소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한 빈번한 시장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 곧이어 이틀뒤인 22일에는 아예 환율변동폭을 폐지, 자유변동환율제 도입을 선언했다. 그러나 불과 2주만에 페소화의 대달러 환율이 무려 35%이상 떨어지는 대폭락사태가 벌어졌다.
◆동남아 위기 : 97년 7월 태국의 바트화 폭락으로 시작된 동남아 경제위기는 과다한 외채의존, 경쟁력 약화에 따른 무역수지 감소, 시장원리를 무시한 정부주도의 성장정책 등에 따른 실물경제의 와해가 근본원인이다.
이러한 실물경제의 악화는 안정된 환율을 더이상 유지시켜 주지 못하고 통화폭락사태를 야기, 여기에 국제투기자본의 공략으로 사태가 더욱 심화됐다.
동남아 각국정부가 이자율을 높이고 보유외화 매각에 나서면서 기업과 금융기관의 도산이 이어졌고 주가는 폭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외자유출이 급속히 진행되는 악순환이 계속돼 총체적인 경제위기를 발생시킨 것이다./배국남·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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