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금융위기] 기업들 대책비상
1999/01/13(수) 18:34
브라질의 금융위기가 국내기업들에게 일파만파의 파장을 몰고왔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미나스 제라스이주(州)가 지난주 중앙정부에 대한 154억달러의 채무에 대해 90일간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하면서 촉발된 브라질의 금융위기가 국내기업들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생산물량 축소및 추가투자 전면 포기, 거래선의 전환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브라질은 90년대중반이후 중남미의 교역및 투자거점지역으로 각광받으면서 삼성 현대 LG 대우 SK 등 5대그룹을 비롯 포철 등이 전자및 정보통신 자동차 철강 섬유 광산개발등에 대규모 투자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의 금융위기가 멕시코와 콜롬비아 등 인근 국가로 급속히 파급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브라질(16억달러)등 중남미국가에 대한 수출(88억달러목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에 진출해 있는 국내기업들은 제조(3사), 무역(13사), 운송및 금융(4사)등 20개에 달하고 있다. 현지투자도 포항제철을 비롯 삼성 ·LG ·대우전자등 32건에 4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중남미국가에 진출한 국내업체는 모두 100개사에 이른다.
■국내기업들의 대응책 종합상사등 무역업체들은 신용장(LC)거래가 아닌 외상거래(DA/ DP)는 중단하고, 신용장을 받더라도 미국등 선진국은행의 확인신용장을 요구하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다. 무공 한선희(韓宣熙) 미주부장은 『브라질을 비롯 아르헨티나등 중남미업체와의 수출시 반드시 수출보험에 가입하고, 외상거래시에도 선수금을 최대한 많이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출대금의 만기일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무역지대인 마나우스에 컬러TV VCR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복합가전단지를 가동중인 삼성 LG 대우전자등은 사태추이에 따라 신규투자 중단, 생산물량 축소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LG전자관계자는 『브라질 금융위기에 따른 헤알화(현지 화폐)의 평가절하를 곧바로 제품가격 인상으로 연결하기 어려워 매출감소와 자금조달의 어려움등으로 현지법인의 경영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억4,000만달러어치를 수출한 자동차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자동차는 현지교포와의 사기사건에 휘말려 공장건설지연시 대규모 위약금을 내야 하는데다 자금조달도 어려워 합작공장이 불투명하고, 관세혜택(50%감면)을 받고 있는 상용차수출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외상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섬유업체도 대금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철광석수입을 위해 현지 CVRD사와 총2억2,000만달러를 합작투자(법인명 코브라스코)한 포철은 기존 차입금이 고정금리를 적용받는 신디케이트론형태여서 헤알화 평가절하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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