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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치욕의 날] 검사가 검사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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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치욕의 날] 검사가 검사문초

입력
1999.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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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치욕의 날] 검사가 검사문초

1999/01/13(수) 17:39

「99년 1월13일은 검찰 치욕의 날」

「이종기리스트」에 오른 검사 6명이 13일 1차로 대검청사에 소환되자 검사들은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직검사 24명이 비리의혹을 받고 후배가 선배검사를 조사하게 된 상황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비통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93년 재산공개 파동과 슬롯머신사건에 휘말려 검찰 고위층이 옷을 벗거나 사법처리되는 수난을 겪은 전례가 있긴 하지만 이번 사건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검찰내부의 시각이다. 당시 사태가 검사 개인비리문제였다면 이번 사건은 검찰조직 자체가 「법조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비쳐진다는 점 때문이다.

검사들은 수뇌부에서 『검사 몇명의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말이 흘러나오자 검찰이 결국 공직개혁의 「제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대검 감찰부는 이날 오전 소환에 앞서 조사대책회의를 갖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수사관계자들은 시종 굳은 표정으로 분주히 오가 대검청사에는 하루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소환된 검사들은 이같은 분위기와 언론에 노출될 경우 「혐의자」라는 의혹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의식, 지하주차장을 통해 은밀히 출두했고 대검도 대상자와 소환시간, 조사실을 철저히 보안에 부쳤다.

대검은 감찰 1·2과장, 감찰담당 검사 3명으로 조사팀을 구성하고 지검 차장급 검사와 부장검사 일부는 과장에게, 평검사는 감찰담당 검사에게 조사를 맡겼다. 조사를 담당한 한 검사는 『미묘한 입장때문에 소환된 선배검사와 어색한 인사만 나누고 말을 삼가 조사가 시작될 때까지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서로 잘 아는 한솥밥 식구를 조사하는 일이 달가울 리 있겠느냐』며 『요즘같은 때 감찰부에 있게 된 것이 원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로서는 이번 사건이 치욕스런 일이지만 검찰사(史)에 이같은 치욕이 다시 기록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결코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며 철저한 수사를 다짐했다. 그러나 소환된 검사들과 검찰 일각에서는 『앞뒤 가리지 않는 여론몰이식 수사는 억울한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며 『옥석을 구분하는 합리적인 조사로 진실이 가려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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