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논술방향으로 본 공부요령] 독서후 심층토론 자주하라
1999/01/12(화) 19:15
99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실시 대학은 총 32개. 이중 서울대, 연·고대 등 주요대학을 포함한 23개대의 시험이 12일까지 마무리됐다. 논술시험은 4년째를 맞으면서 문제수준과 난이도 등 측면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올해 논술 출제경향과 특징, 그에 따른 공부방법 등을 알아본다.
◆고전 출제가 대다수였다
대학들이 예고한 대로 동서고금의 고전에서 출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신채호(申采浩)의 「대아(大我)와 소아(小我)」(서울대), 몽테스키외의 「페르시아인의 편지」(이화여대), 플라톤의 「국가」(성균관대), 브레이트의 희곡 「갈릴레이의 생애」(고려대), 다윈의 「종의 기원」(한양대), 모파상의 「비계덩어리」(경북대), 그리스·로마신화(부산대), 플루타크의 「영웅전」(연세대) 등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고전들이다.
그러나 최근 작품이라도 인류의 정신적 유산이 될만한 명작도 많이 출제됐다. 엘빈 토플러의 「미래의 충격」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한양대), 아꾸다가와 류노스끼의 「라쇼몬」(경북대),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연세대),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가톨릭대) 등이 해당한다.
◆제한반응형 논제 크게 늘었다
올해는 제한반응형 논제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 일반적인 견해를 묻는 형식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깊이있는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해 논제를 제한하는 출제방식이다. 혈족보존을 위한 동물의 행동을 설명한 논문과 신채호의 글을 관련지어 의의와 문제점을 논술하라(서울대)라든지, 현대 과학기술의 문제 극복방안을 다른 제시문에 근거해 논술토록 한 문제(부산대)등이 그 사례다.
현대인의 삶의 양식을 나타내는 2개의 제시문을 또다른 제시문과 비교, 삶의 방식을 설명토록 한 문제(한양대)와 지문에서 논점을 찾아 이를 근거로 다른 제시문의 주장을 비판하라(경희대)는 문제도 같은 유형이다.
◆현대적인 해석을 요구했다
고전작품의 일부를 제시한 뒤 이것의 현대적 의미를 묻는 문제도 주류를 이뤘다. 브레이트의 희곡 「갈릴레이의 생애」에서 사제와 갈릴레이의 견해가 현대사회에서 지니는 의미를 묻거나(고려대), 데카르트의 「방법서설」등 3개의 제시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고방식과 그것이 한국사회와 한국의 삶에 영향을 미친 점을 논술하라(연세대)는 문제, 소크테스를 비판한 지문을 제시하고 오늘의 현실과 관련해 논하도록(성균관대)한 문제 등이 해당된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고전을 텍스트로 한 논술 유형은 무엇보다 제시문을 분석하는 능력과 논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제시문의 논제를 깊이 있게 파악하려면 평소에 폭넓고 다양한 독서훈련을 통해 지식을 넓히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중등학교의 교과서나 교과과정에서 여러번 언급되고 있는 책은 자세히 읽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시전문가들은 『텍스트를 읽은 뒤 그 의미를 찾고 토론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전개시켜 나가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 한 권을 읽더라도 그 것을 깊고 철저하게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충재기자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