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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미의회의 공개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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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미의회의 공개투표

입력
1999.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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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미의회의 공개투표

1999/01/12(화) 15:51

미국에서는 의회의 표결을 「롤 콜(roll call)」이라 부른다. 영어사전에 나오는 「출석점호」라는 뜻. 말 그대로 미 의회에서는 모든 표결을 공개투표로 한다. 물론 여야간에 이미 합의가 이루어졌다든가, 아니면 별다른 반대가 없을 것이 확실한 사안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처럼 『반대의견이 없으면 만장일치로 통과시킵니다』라는 식의 「보이스 보팅(voice voting)」 제도도 있다.

위원회 중심으로 움직이는 관행에 따라 각 위원회에서 넘어온 안건의 대부분은 보이스 보팅으로 처리하지만 어쩌다가 정식표결을 하게되면 볼만하다. 상원의 경우 전체 의원 100명에 대해 의장이 일일이 이름을 부르면 해당의원은 가부(可否) 의사를 구두로 밝힌다. 그러나 정원이 435명이나 되는 하원에서는 이렇게 호명하다가는 워낙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하원에서는 대신 「전자(電子) 투표」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19일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했을 때 민주당측에서는 『워낙 중대한 사안이니 롤 콜을 하자』고 했으나 무산됐다. 일단 표결이 시작되면 의원들은 좌석 옆에 붙은 투표기에 자신의 전자인식카드를 넣고 가부 표시가 된 단추를 누른다. 투표시간은 15분이며 상황판에는 찬반 숫자가 리얼타임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투표가 끝나면 바로 누가 찬성표를, 누가 반대표를 던졌는지 일목요연하게 목록이 나온다.

의회는 표결결과를 누구에게나 공개하고 있으며 일반인의 경우도 의회 인터넷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어떤 안건에 대해 어떤 의원이 어떤 표결을 했는지 쉽게 알수 있다. 이같은 절차에 의해 각 의원의 정치적 성향은 확연히 드러나고 유권자들도 자신이 뽑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 또 이익단체 등에서는 이를 토대로 로비활동도, 정치헌금도 하게 된다.

우리 정치권에도 요즘 「정치개혁」의 화두 아래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의정활동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첫 단추랄수 있는 표결방식에 대한 얘기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이제 우리도 「무기명 투표」의 장막을 걷어내고 정치실명제를 도입할 때가 되지않았을까. 워싱턴=신재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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