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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손영목.채희윤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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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손영목.채희윤 소설집

입력
1999.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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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손영목.채희윤 소설집

1999/01/12(화) 17:59

특출나게 표나지 않으면서, 묵묵히 가꾸어가는 자신의 삶으로 우리 사회의 진실을 보여주는 사람들. 소설가 손영목(54) 채희윤(45)씨는 그런 자신의 소설 주인공들처럼 조용하지만 진지한 글쓰기로 작품세계를 가꾸어온 공통점을 가진 작가들이다. 이들이 오랜만에 각각 창작집 「인간의 계단」(씨엔씨미디어 발행)과 「스무고개 넘기」(문학과지성사 발행)를 냈다.

손씨의 「인간의 계단」은 그의 아홉번째 작품집이다. 포목점을 하던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생을 꾸려갈 의욕도 능력도 없이 가산을 축내고 결국 산 속 천막자리로 거처를 옮기는 주인공 상근. 그 우유부단과 패배주의를 딴전부리듯 집요하게 관찰하는 작가는 엄정한 객관적 시선으로 우리사회 중산층의 궤멸을 드러낸다. 최근 IMF를 계기로 잃어버리고 있었던 가족의 의미를 추구한 작품 「가족」으로 많은 독자들의 감동을 자아냈던 작가 손씨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등단 후 25년간 추구해온 인간학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채씨의 「스무 고개 넘기」는 그의 세번째 소설집. 그가 소설로 다루는 인물들은 기박한 팔자의 평범한 사람들이다. 딸과 사위를 잃고 손녀딸을 기르는 노인, 무정자증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고 언제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움츠리고 사는 사내, 근친에 대한 사랑으로 죽음과도 같은 타성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인 등 그의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상처를 가졌다는 데 있다. 표제작에서 작가는 그런 사람살이를 일종의 조각맞추기 게임에 비유한다. 『다 맞출 때까지는 힘이 들어 모르지만 막상 끝내고 나면 허무하기 그지 없거든요. 내겐 인생도 그럴지 몰라요』. 인간 숙명의 이해 불가능성을 내보이면서도, 그 삶에 구체적 형상을 부여하는 일이 바로 채씨의 소설작업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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