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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지식인 리포트'시리즈 편집자 김성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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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지식인 리포트'시리즈 편집자 김성기씨

입력
1999.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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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지식인 리포트'시리즈 편집자 김성기씨

1999/01/12(화) 17:56

계간 「현대사상」(민음사)의 특별 증간호 「지식인리포트」시리즈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팔릴 만큼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제1편 「1998 지식인리포트」(98년 6월 발간)로 시작해 제2편 「한국좌파의 목소리」(98년 9월), 제3편 「한국의 지식게릴라」(99년 1월)로 완결된 시리즈는 한국지식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살펴 본 참신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사상」의 편집주간이자 일인책임편집자인 김성기(金聖基·39·전주 한일대 인문사회학부 교수)씨는 그러나 내심 우울해 하고 있다. 『지식인의 자기비판이나 진단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그런 논의 자체가 화젯거리로 여겨지는 데서 지식인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그가 지식인리포트를 기획한 것은 철저한 자기부정에서 시작됐다. 『우리 지식사회, 특히 대학사회는 구조조정이 가장 먼저 이루어졌어야 됐을 곳입니다. 과도한 권위와 명예와 권력을 갖고 있는 반면, 의무에 대해서는 소홀하고 게을렀습니다. 우리는 누구인가, 폼만 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얼마나 부실한가를 짚어보고 고백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리버럴한 젊은 지식인들의 목소리를 통해(지식인리포트 제1편), 진보적 좌파 이론가들의 입장(제2편)을 통해, 또한 삐딱하지만 상상력이 뛰어난 「지적 건달들」의 외침(제3편)을 통해 정색을 하고 자기비판의 칼을 들었다.

IMF체제의 충격 속에서 황당해 하고 있는 지식인을 화두로 한 비판적 논의는 많았다. 그러나 그의 시도는 IMF체제가 퍼뜨린 유행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다. 97년 3월「현대사상」 창간때부터「현실과 소통하는 지식인문화의 열린공간」을 표방했다. 당시 그는 『우리 사회에는 아카데미즘이나 제대로 된 지식인이 없다』며 『젊은 세대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기성의 문화권력이나 학계의 제도적 권위에 기대지 않으면서 진취적인 지적 활동을 펼치는 젊은 지성을 발굴하고 부각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그가 말하는 지식인은 『한 마디로 인체의 성감대같은 존재, 안테나처럼 사회의 흐름과 동향을 느끼고 대처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많을 필요는 없지만 제대로 된 지식인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생물학과와 동 대학원 사회학과(석·박사)를 졸업한 그는 민음사의 계간「세계의문학」에서 91년부터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다가 「현대사상」을 창간하며 자리를 옮겼다. 스스로 『아카데미즘에 발을 걸치고는 있지만 철저한 아웃사이더』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지식인의 공부관행과 글쓰는 방법 등을 거리를 두고 「감시」할 생각이다. 그는 기성 지식사회의 완고함에 저항하는 「지식레지스탕스」이다. 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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