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브랜드] 일본 화장품 시세이도
1999/01/11(월) 16:53
아카데미영화제 수상작인 일본의 「카게무샤(影武者)」가 최근 문화시장개방과 함께 국내에 진출했으나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영화감독 쿠로자와 아키라(黑澤 明)의 작품이다. 그만큼 일본상품의 국내 진출이 아직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공식적인 수입경로는 50여년간 막혀있었지만 국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독특한 일본제품이 있다.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資生堂)가 바로 그 주인공.
한일합방 당시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시세이도는 국내 여성들의 미(美) 추구 문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준 화장품 브랜드임에 틀림없다. 수요가 있어 공급이 따르듯 그동안 알게모르게 비공식적으로 국내에 들여온 이 제품이 이젠 어엿하게 세계의 브랜드로 자리메김해 최근 국내 시중 백화점의 매장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국가간 애증의 장벽마저도 무너뜨린 것이다.
서양문물의 완벽한 일본화로 손꼽히는 일본의 3대 문화 상품중에 가장 주목받는 시세이도 화장품은 한방의 제조기술과 서양의 의약분업 시스템이 조화를 이룬 「동서양의 만남」이란 상징적인 색채를 띠고있다. 1872년 일본 개화기의 정점에서 일본 최초의 서양식 조제약국으로 도쿄(東京)에서 문을 연 시세이도는 올해로 창업 127년째를 맞았다.
시세이도라는 브랜드는 중국 고전인 주역(周易)의 「지재곤원(至哉坤元), 만물자생(萬物資生), 내순승천(乃順承天): 만물의 생성 근원인 자연자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 개발해 인간을 아름다움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정신을 땄다. 이 브랜드가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65년, 진주만이 위치한 하와이에 시세이도 코스메틱 아메리카를 설립하면서 부터다.
이어 68년 유럽시장에 진출, 이탈리아에 현지법인을 세우면서 이탈리아 화장품 시장내 고급 스킨케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등 착실한 기반다지기에 성공했다. 이같은 시세이도의 성공 배경에는 끊임없는 제품개발과 품질향상이 뒷받침해 줬기 때문이다. 세계최초로 워터-인 오일 에멀젼을 비롯 에멀시피케이션등 획기적인 유화(乳化)기술을 세계 화장품 시장에 잇따라 선보였다.
물론 향수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프랑스 화장품업계의 높은 벽을 넘기위해 전문가로 꼽히는 현지 향수업계의 거물을 영입하는등 독특한 일본화 전략을 통해 92년 고급향수 로딧세이를 출시,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동양미학의 정(靜)·공간·심플함의 상징성을 강조하는 시세이도의 마케팅 전략은 서양여성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미의 추구를 위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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