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경질배경] 호남출신 경질 "경찰 인사태풍 온다"
1999/01/10(일) 23:17
9일 단행된 경찰청장 경질을 둘러싸고 배경과 후속인사 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김세옥(金世鈺)청장은 호남출신 첫 경찰총수로 취임한 지 10개월여밖에 되지 않았고 경찰내에서 신망도 높아 유임이 점쳐졌기 때문에 경찰 고위간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태풍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정길(金正吉)행정자치부장관은 경찰청장 경질을 발표하면서 『관행적인 연공서열식 인사를 탈피하고 부정비리에 연루된 적이 있는 경찰간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지속적인 공직사회 개혁작업에도 불구하고 독직비리가 잇따르는 등 내부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들어온 경찰 조직을 수뇌부 교체를 통해 일신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찰청 관계자는 『이달 초 김청장이 청와대에 간부인사안을 제출했다가 거부당한 것도 전격경질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직이동을 주요 내용으로 한 김청장의 인사안을 검토한 청와대가 너무 구태의연하다고 판단, 청장 경질을 통한 대대적인 개혁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또 승진과 주요보직을 노린 로비·청탁 등 고질적인 경찰의 부조리를 근절하겠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0일 『치안총수의 경질은 그간 정기인사를 앞두고 공공연하게 이뤄진 인사청탁을 무력화시킴으로써 「금품상납_승진·영전」의 연결고리를 단절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여기다 영남출신인 김광식(金光植·56)서울경찰청장을 발탁함으로써 지역편중 인사에 대한 비판 부담을 덜고 인사의 지역균형을 도모하겠다는 정치적 포석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인 정부의 「경찰 새판짜기」는 김장관이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는 이달 21일이후 그 윤곽을 드러내겠지만 경무관급 이상 고위간부의 교체범위는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승진폭도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어 그동안 음지에서 묵묵히 일해온 의외의 인물들이 대거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경찰청 주변에서는 이미 『치안감 5명, 경무관 15명이 옷을 벗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편 12일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후임 서울경찰청장에는 개혁성향의 호남출신 이무영(李茂永)경찰대학장이 유력한 가운데 김재종(金在鍾)인천청장과 이팔호(李八浩)충남청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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