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접흡연' 피해의 충격

[사설] '간접흡연' 피해의 충격

1999/01/11(월) 18:59

자신이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주위 사람이 피운 담배연기를 마시는 간접흡연에 의해서도 폐암등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0일 저녁 방영된 「KBS 일요스페셜」6부작의 제1편인 「간접흡연_그 동반자살의 실태」 프로그램은 간접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치명적 해악을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하고, 그 피해상을 생생한 영상으로 고발해 충격을 주었다.

간접흡연이 직접흡연에 못지않게 해롭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체계적인 연구는 고사하고 그 심각성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4만7,500명이 간접흡연에 의한 질병으로 사망, 간접흡연을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규정한 상태이다.

미국환경위해평가국(OEHHA)이 작성한 간접흡연에 관한 보고서는 간접흡연이 폐암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등 각종 암발생을 유발하고, 태아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유아(幼兒)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적고 있다.

KBS프로에서도 줄담배를 피우는 남편때문에 폐암에 걸린 부인, 흡연자 할아버지 때문에 어릴 적부터 각종 호흡기질환에 시달리는 어린이의 피해사례가 자세히 소개되었다. 자신이 무심코 피운 담배연기에 의해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당하게 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간접흡연은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남이 피운 담배연기에 의해 억울한 피해를 입게되므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타인을 해치는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간접흡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흡연에 대해 까닭없이 너그러운 우리사회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원하지 않는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비흡연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들이 강화되어야 한다. 예를들어 현행 국민건강보건법에 규정된 공공장소에서의 금연규정과 대형건물에 흡연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규정등 보호장치들이 더욱 확대되고 동시에 엄격히 집행되어야 한다.

금연운동단체 관계자들은 IMF로 인해 흡연자가 다시 늘어나고 금연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줄어드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일반인은 물론 특히 청소년들에게 흡연의 해악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청소년의 흡연율이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더욱 그러하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교육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KBS의 이번 프로는 공영방송으로서 매우 바람직한 기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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