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Health] 정맥류, 많이걷기로 예방
1999/01/11(월) 18:15
주부 박모(35)씨는 처녀 때부터 각선미라면 자신이 있었다. 친구들도 다리가 예쁘다며 부러워했다. 그런데 첫째 아이를 출산한 뒤부터 종아리 부위에 거뭇거뭇한 혈관이 툭툭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요즘엔 종아리가 아프기도 하고 몸까지 피곤하다. 무엇보다 보기 흉하게 드러난 혈관 때문에 미니스커트를 입지 못한다는 사실이 견디기 어려웠다. 박씨를 괴롭히는 질환은 다리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멀리서도 검붉게 튀어나와 보이는 정맥류(靜脈瘤)라는 혈관질환이다.
◆정맥류
출산을 경험한 중년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초기엔 미용상의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주며 진행되면 통증과 피로감도 나타난다. 노원을지병원 피부과 김영걸교수는 『정맥류를 그대로 두면 주변의 작은 혈관이 늘어나고 피부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며 심하면 피부염과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원인
유전적 요인과 환경, 임신, 식습관등을 꼽을 수 있다. 여성에게 빈발하는 것은 특히 임신의 영향이 크다. 임신 중 커진 자궁이 골반부 정맥을 눌러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
임신으로 늘어난 혈류량과 호르몬의 변화도 혈관을 팽창시키는 요인이다. 섬유질이 적은 음식 섭취와 몸에 꽉 끼는 옷, 오랜 시간 의자에 앉거나 서서 활동하는 생활습관도 정상적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예방
많이 걷는 게 가장 좋다. 다리정맥의 혈액순환은 종아리근육이 담당한다. 종아리근육을 활발하게 사용하면 정맥류를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달리기는 다리정맥의 압력을 높이므로 삼가야 한다.
일단 정맥류증상이 나타나면 틈틈이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해 다리정맥의 압력을 줄여줘야 한다. 활동하거나 서 있을 때는 탄력붕대를 무릎에서 발까지 적당한 압력으로 감아주는 게 좋다.
◆치료
탄력스타킹 신기, 외과적 수술, 혈관경화요법, 레이저치료등이 있다. 이 중 환자 편의와 효과면에서 혈관경화요법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에선 1850년대부터 시행됐으나 국내에는 시술하는 곳이 많지 않다.
혈관경화요법은 정맥을 섬유화시키는 경화제를 주사기로 정맥류에 주입한 뒤 약 3주간 압박한다. 시술시간은 30분 정도.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통증이 적어 마취가 필요없고 흉터가 남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강북삼성병원 외과 김용신교수는 최근 2년간 다리정맥류의 직경이 4㎜ 이하인 환자 23명에게 혈관경화요법을 시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12명은 1회 시술로 치료됐고, 6명은 2~4회, 5명은 5회 이상 시술로 효과를 보았다.
부작용이나 재발은 없었다. 김교수는 『정맥류의 직경이 작은 경우 1회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정맥류가 굵거나 정맥밸브에 이상이 있는 환자는 2회 이상 시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원을지병원 김교수는 『탄력스타킹을 신는 방법은 미관상 좋지 않고, 외과 수술은 입원이 필요한데다 흉터가 남을 수 있다. 또 레이저로는 아직까지 굵은 혈관을 치료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재학기자
[사진설명 : 노원을지병원 김영걸교수가 정맥류환자의 종아리를 살펴보고 있다.]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