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도주] "폭탄주 순환"
1999/01/11(월) 18:29
주가지수 상승을 이끌어가는 주도주들이 쉴 새 없이 바뀌고 있다. 은행 증권 건설 대형우량주에 이어 중소형 내수업종으로 주도주가 옮겨지며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주도주의 자리바꿈이 마치 폭탄주 돌리기를 보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 차례차례 돌아가며 지난연말 이후 시작된 급등장세에서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업종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가가 한차례 숨고르기를 끝내고 다시 상승을 시작한 11일 강세를 보인 업종은 어업, 의복, 음료품, 목재·나무. 특히 어업은 업종별 지수가 지난주말보다 36.89포인트 14.24%나 오른 295.86를 기록했다.
목재·나무 음료품 의약품도 업종별 지수 상승률이 각각 10.47, 9.81, 8.64%에 달했다. 박영철(朴永喆)현대증권투자전략팀장은 『백화점 세일에 고객들이 몰리는데서 보듯 내수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제약·제지 음식료 섬유의복 등 내수형 중소형주쪽으로 증시 주도주가 급속히 옮겨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지수가 바닥을 친 지난해 9월23일이후 초기장세에서 주도주는 은행주였다. 은행주는 지난해 12월11일 업종지수 190.34를 기록하면서 주도주 자리를 증권과 건설에 내주었다. 특히 9월23일 417.88에 불과했던 증권업 업종지수는 12월15일 무려 2,799.08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매수에 나서면서 대형블루칩, 업종대표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가 이번에는 내수 및 업종 대표주가 상대적으로 선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끝났나 싶더니 또한번 증권주는 12월 폭발장세를 이끌다가 주춤했으나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11일 증권주는 2종목을 제외하고 전부 상한가를 기록했다. 11일 한빛은행 재상장을 계기로 은행주도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한빛은행 주식은 이날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한 뒤 「팔자」물량이 나오지 않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시가총액 5위로 급부상한 한빛은행은 정부의 지원으로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이 10.9%로 높아진데다 정부의 지원의지를 업고 당분간 초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주들도 이날 오전장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차익을 노린 매물이 나오면서 기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당분간 주가상승 동조화가 전망되는데다 특히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수혜주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리면서 뜨는 종목은 화끈하게 전 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양상도 폭탄주돌리기와 흡사하다는게 증권사 직원들의 이야기이다. 의약업종의 경우도 11일 회사 실적에 상관없이 전 종목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김준형기자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