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경질배경] 경찰 인사태풍 온다
1999/01/10(일) 18:26
- "연공서열식 탈피" 고위직 20명 퇴출설
9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경찰청장 경질을 둘러싸고 인사 배경과 후속인사 등 추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는 호남출신 첫 경찰총수로 취임한지 10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김세옥(金世鈺)경찰청장의 유임이 확실시되던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발표된 것이어서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경찰 고위간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태풍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인사는 우선 정부의 경찰조직·인사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길(金正吉)행정자치부장관은 9일 경찰청장 경질을 발표하면서 『과거의 관행적인 연공서열식 인사를 탈피하고 부정비리에 연루된 적이 있는 경찰간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퇴출시켜 경찰분위기를 쇄신할 것』이라고 밝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경찰은 국민의 정부출범이후 지속적인 공직사회 개혁작업에도 불구하고 독직비리가 잇따르는 등 내부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들어온 게 사실. 즉 수뇌부 교체를 통해 경찰조직 전반의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청와대의 뜻이 표출된 것이라는 평가다.
여기에는 특히 경찰인사를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관행화한 금품상납 등 로비·청탁 부작용을 근절하겠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0일 『치안총수의 경질은 그간 정기인사를 앞두고 공공연하게 이뤄진 인사청탁을 수포로 만듦으로써 「금품상납-승진·영전」의 연결고리를 단절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영남출신인 김광식(金光植·56)서울경찰청장을 발탁함으로써 지역편중 인사에 대한 비판 부담을 덜고 지역화합을 도모하겠다는 정치적 포석도 고려됐다는 평가다.
경무관급 이상 고위간부의 교체범위와 세대교체형 발탁인사도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경찰청 주변에서는 이미 『치안감 5명, 경무관 15명이 옷을 벗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따른 승진인사도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장관도 후임 서울경찰청장 인사와 관련, 『적임자가 없다면 연공서열을 무시하고 과감한 발탁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12일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후임 서울경찰청장에는 호남출신의 이무영(李茂永)경찰대학장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김재종(金在鍾)인천경찰청장과 이팔호(李八浩)충남경찰청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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