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기준] 징그런 눈빛도 여직원엔 성희롱

[성희롱기준] 징그런 눈빛도 여직원엔 성희롱

1999/01/10(일) 19:38

최근 성희롱을 처벌할 수 있는 남녀차별개선법과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직장인 사이에 어떤 행동이 성희롱인가가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좋은 의도로 한 말이나 행동도 성희롱으로 처벌받는가 하는 것도 관심사이다.

성희롱은 사람에 따라 판단기준이 다른데다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어 적용하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7월1일부터 시행될 남녀차별개선법의 정의에 따르면 성희롱은 「상대방에게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고용상의 불이익이나 혜택을 내세워 성적인 요구를 하는 것」이다.

즉 가해자의 의도보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가름이 난다. 승진거부 해고등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피해자에게 성적 불쾌감을 준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

성폭력상담소가 마련한 지침서에 따르면 △원하지 않는데 키스하거나 껴안는 것 △집요하고 강압적으로 데이트를 요구하는 것 △과다한 신체노출로 혐오감을 주는 것 △직접적으로 육체적 관계를 요구하는 것 △성적 행위가 채용 승진의 조건이 되는 것등이 해당된다.

노골적이진 않지만 상대감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동도 포함된다. △음란하거나 징그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 △불쾌한 성적 농담이나 폭언 △의식적으로 신체에 접촉하는 것 △외모에 대해 성적인 비유나 품평을 하는 것등이다.

97년부터 성희롱에 관한 사원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대한항공 중앙교육원 노성재과장은 『고용상 이익이나 불이익을 조건으로 성적인 것을 요구하는 대가형과 음담패설 또는 음란물을 붙이거나 보여줘 업무을 방해하는 환경형, 임신여부를 묻거나 술자리에서 술따르기를 강요하는 요주의형등』으로 유형을 분류하기도 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장윤경사무국장은 『앞으로는 성적 농담 가벼운 접촉은 직장생활의 활력소가 된다는 생각을 고쳐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성희롱의 판정은 주변상황을 총체적으로 검토해 이루어지므로 지나치게 경직될 필요는 없다』고 덧붙인다.

성희롱을 당했을 때 피해자는 일단 상대방에게 거부의사를 밝히고 계속될 경우에는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여성특별위원회에 신고, 조사가 나왔을 때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성특별위원회의 조사에 해당기관이 불응하거나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2년이하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가해자나 해당기업에 대한 직접 처벌은 없지만 성희롱판정에 따라 피해자는 민사소송을 낼 수 있다.

그동안의 남녀고용평등법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남녀차별개선법에 따라 직장뿐 아니라 학교 공공기관에서의 성희롱까지 처벌할 수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한 성희롱 신고는 지방노동사무소에, 남녀차별개선법에 의한 신고는 여성특별위원회에 한다. /김동선기자

사례 1: 『오늘은 멋있어 보이는데. 파란색 옷이 잘 어울린단 말야』라고 말한다 성적인 암시가 아니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례 2: 사무실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하며 음담패설을 즐긴다 성희롱까지는 아니지만 적절치 못한 행위이므로 하지 못하도록 상급자는 주의를 주어야 한다.

사례 3: 여직원을 종종 불러세워 다리 걸음걸이에 대해 평가하고 은근히 몸을 기댄다 명백한 성희롱

사례 4: 여직원이 항의를 하는데도 상사로서 『악의가 없으니 참으라』고 말한다 성희롱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처벌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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