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놓친 경찰…] 신창원닮은 30대 연행중 놓쳐
1999/01/10(일) 19:01
탈옥수 신창원(申昌源·32)으로 보이는 30대 남자를 경찰이 연행중 파출소앞에서 놓쳤다. 경찰은 이 남자를 놓친뒤 『문신이 없다는 이유로 신창원이 아니다』며 수사를 조기 종결하는 등 사건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8일 오후10시30분께 전북 익산경찰서는 전북 익산시 중앙동 모 호프집에 신창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형사 2명과 파출소직원 3명, 의경 13명 등 경찰 20여명과 순찰대 4대를 현장에 출동시켰다.
경찰은 청바지에 운동복 상의를 입은 이 남자가 자신을 「함석희」라고 밝혔으나 신분증이 없자 순찰차에 태워 200m 떨어진 역전파출소까지 연행했다.
그러나 이 남자는 승합차에서 내리는 순간, 경찰관 3명을 밀치고 익산역 소화물취급소 쪽으로 달아나 창인동아파트 1.5m높이의 담을 넘어 도주했다. 경찰은 공포탄 3발과 실탄 8발을 쏘며 뒤쫓았지만 검거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 일대에 대해 수배령을 내리고 검문검색을 벌였으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10일 오전 연행에 참가한 경찰관의 진술 등을 근거로 이 남자가 신창원이 아니라고 판단, 검문검색인원을 철수시키고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은 『호프집과 승합차안에서 신창원의 신체특징인 문신을 두 차례나 확인해 봤으나 문신이 전혀 없었고 목격자들에게 신의 몽타주를 보인 결과 신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남자와 지난해 12월초부터 동거한 것으로 밝혀진 신모(21·여·카페종업원)씨는 『이 남자가 키가 174㎝안팎이며 자취방에서 10여차례 성관계를 가졌으나 항상 상의를 벗지 않았다』고 진술해 상체에 새겨진 문신을 노출시키지 않고 도주에 대비하는 습관이 있는 신창원일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특히 호프집 주인(34·여)도 출동한 경찰이 팔의 문신을 보려했으나 『파출소에 가서 확인하자』며 나갔다고 말해 경찰의 문신확인 주장을 의심케 했다.
경찰조사결과 용의자가 타고 다니던 전북 번호판의 스타렉스 승합차는 지난해 11월 천안에서 도난당한 차량인데다 1톤트럭 번호판을 훔쳐 부착한 것으로 확인됐고, 도피중에 접객업소 여종업원과 동거해온 것도 신의 수법과 유사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초 익산시 팔봉동 야산에서 신이 은신했을 것으로 보이는 토굴이 발견된 점도 이 남자가 신창원일 개연성을 더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날 전북경찰청 성낙식(成樂式)차장을 익산경찰서에 급파, 수사를 지휘토록 하는 한편 용의자를 놓친 책임을 물어 익산경찰서 김명중(金明中)수사과장을 군산서 경비과장으로 전보했다. /익산=최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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