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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21세기에 남을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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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21세기에 남을 고전'

입력
1999.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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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21세기에 남을 고전'

1999/01/08(금) 17:26

『인기가요 톱10을 뽑는 것도 아니고…한 세기 동안 발표된 수많은 작품 중 10편을 어떻게 꼽을 수 있나』 『생존작가들의 작품을 추천하면 상술(商術)에 이용될 수 있다』 한국일보사가 4~8일자에 연재한 신년특별기획 「21세기에 남을 한국의 고전」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접했던 반문들이다. 그러나 그런 이들도 고민고민 끝에 10편의 작품과 작가를 꼽아주었다. 시와 소설, 가요, 영화, 회화 5개 부문의 고전 10편씩이 각 분야 전문가 250명의 추천으로 이렇게 선정됐다.

「고전(古典)」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이나 예술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널리 모범이 될만한 훌륭한 작품」이다. 한국일보사의 기획은 다수결이라는 무리가 있더라도, 20세기에 이룩된 한국문화의 정수를 볼 수 있는 조감도를 그리자는데 있었다. 문학분야에서는 북한 부수상을 지낸 벽초 홍명희의 유일한 소설 「임꺽정」, 잊혀졌던 정지용 백석의 시가 고전반열에 올랐다. 신세대가수 서태지의 노래가 당당히 가요2위로 꼽히고, 젊은 감독들의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아름다운 시절」이 선정됐다. 명성보다 창의성과 독창성에 표를 준 이들이 많았다. 고난으로 점철된 현대사의 그늘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이 21세기에 남을 고전으로 뽑혔다.

독자들의 반응은 컸다. 『공들인 훌륭한 기획』 『학생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화를 걸어오거나 미처 보지 못한 신문을 구하러 오는 독자들이 많았다.

새해 들어 많은 분야에서 지난 100년을 되돌아보고 다음 세기를 조망하는 작업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를 잊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를 준비하자」는 생각의 소산일 것이다. 고전은 바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정신의 다리이다. 그리고 우리의 고전이야말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한국문화의 뿌리이다. 고전들 읽읍시다.

하종오 문화과학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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