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요지부동] '대출 고금리' 너무한다
1999/01/08(금) 17:19
시장금리의 사상 최저치 행진에도 불구하고 은행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다. 국고채·회사채수익률 콜금리등 장·단기 시장금리가 연 5~7%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도 은행들은 가계 및 중소기업을 상대로 심지어 16~18%까지 대출이자를 받고 있어 시장_대출금리간 격차가 최고 10%포인트이상 벌어졌다. 지표금리와 체감금리가 완전히 따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정부은 앞으로도 시장금리를 더 떨어뜨린다는 방침이나 대출금리인하를 동반하지 않는 한 금융권 잉여자금(유동성장세)만 확대시켜 실물경제와 일반가계엔 혜택 없이 주식·부동산시장만 불을 붙일 것이란 지적이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대출기준금리를 0.5~1%포인트 낮췄던 은행들은 이후 시장금리가 3~4%포인트 추가하락(회사채유통수익률 기준 11%→7%)했음에도 3개월이 넘도록 금리조정을 미루고 있다.
한은이 공식집계하는 신규 가계대출금리는 11월 현재 연 13.48%. 그러나 일선창구에서 덧붙여지는 신용·기간가산금리등을 감안하면 가계생활자나 자영업자들의 대출금리는 연 14~16%가 주종이며 심지어 연 18%까지 이자를 내는 경우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금의 약 5~10%는 연 15%이상의 이자가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금리가 30%를 넘던 작년초나 6%로 떨어진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셈이다.
금리조정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대상은 초우량중소기업이나 일정규모 이상의 아파트 단독주택담보등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가소유자 뿐이다. 또 기준금리(프라임레이트)는 묶어둔 채 특정가산금리만 0.5~1%포인트씩 내리는 「시늉」에 그치고 있으며 그나마 이익을 많이 내는 우량은행은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부실이 많은 은행들이나 적자은행들이 금리인하에 적극적인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아무리 은행의 수익성확보가 시급하다해도 시장_대출금리간 격차가 10%포인트 넘게 벌어지는 것은 심각한 「금리왜곡」이란 것이 일반적 지적이다.
현재 우량대기업의 경우 회사채를 발행하면 연 7%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은행에선 적어도 연 10%(기준금리)는 내야하므로 직접_간접금융간 「대체성」도 상실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하는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은 외면한 채 주식·채권투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대출금리인하 없이 시장금리만 하락한다면 소비진작등 실물경기부양이 어려우며 증권시장만 과열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