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빨리 내려야
1999/01/08(금) 18:49
국고채 수익률이 사상 처음 5%대로 떨어지고,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도 사상 최저 수준인 7% 초반대를 기록하는 등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대출금리는 변동이 없다. 서민들은 여전히 연 14~18%의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시장금리가 오를 때마다 연동제라며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던 때를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된다.
은행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초고금리 시장에서 조성한 자금이 부담이라지만, 그 당시 들어온 자금은 거의 만기가 됐다.
또 시중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경영혁신 없이 손쉬운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은 고통분담이라는 대원칙에도 어긋난다.
또 이미 얼마나 많은 국민세금이 은행 살리기에 투입됐는지를 생각하면 어불성설이다. 은행들이 금리 담합을 하고 있다는 비난은 당연하다.
정부는 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상태에 돌입하면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며 시장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맞는 말이지만 현 상황은 그렇게 한가롭지 않다.
당장 시장 금리와 제도권 금리의 격차가 크면 금융시장이 왜곡되고, 원활한 경제운용도 어려워진다. 정부의 효과적인 금리인하 유도 정책이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위적이고 무리한 대출금리 인하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올해 금융기관의 화두는 수익성 제고이고, 은행의 주수입원은 예대마진이다.
더욱이 국내은행들은 부실이 엄청나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갑자기 큰 폭으로 내리는 것은 자칫 은행의 존립마저 위협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대기업과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됐으므로 이제는 IMF체제의 가장 큰 피해자인 서민가계와 중소기업들을 고려해야 한다.
퇴직금이나 연금, 예금등으로 생활하는 경우 수입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당장 갚아야 할 은행이자가 상대적으로 너무 많다.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금리인하는 이를수록, 최대한 큰 폭일수록 우리 경제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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